깨끗한 물을 넣어줘야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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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겨울철의 실내공기에 이상적인 습도 55∼60%를 유지 조절하는 가습기(Humidifier)는 늦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건조한 계절의 실내생활에 필요한 계절 상품이다.
흔히 잠들기 전에 수건이나 빨래 등을 널어두거나 난로에 물주전자를 올려놓는 것이 예부터 널리 사용되던 습도조절방식인데 가습기는 이러한 원리를 이용, 전기의 힘으로 물을 미세한 입자로 만들어 공기 중에 내보내 습도를 조절하는 인공습도조절기제다.
우리나라에서는 73년 코스모스사의 전극식 가습기(온습기)가 선보인 이래 75년 원심분리원리를 원용한 원심분무식 냉습기가 영성사(영스타)에서, 77년부터는 초음파 진동식으로 금성·대한전선·삼성·한일전자·화신소니 등이 합세, 경쟁을 벌였고 최근에는 기화식이 새로이 선보이면서 가전3사와 신일의 제품이 시판되고 있다.
생활수준의 향상과 아파트 붐으로 78, 79년에 최고의 수요인 연간 16만7천대가 보급된 이후 일명「가습기병」이란 유해론과 에너지 절약 심리가 대두되면서 작년에는 전년 성수기의 절반수준에도 못 미친 5만5천대에 머물러 사실상 더 이상의 신규업체 진출은 기대하기 어렵다.
가습기는 가습 방식에 따라 달구어진 코일의 열로 물을 끓여 증기를 만드는 전극식 온습기와 모터가 돌면서 물을 튕겨주어 작은 물방울이 밖으로 튀어 나오게 한 원심 분무식, 초음파의 진통을 이용, 안개같은 미세한 입자를 발생하는 초음파 진동식, 모터바람에 의해 물이 직접 기화하여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기화식의 4가지. 이 중 전극식과 원심 분무식은 생산을 중단한 상태여서 현재는 초음파 진동식과 기화식으로 크게 분류된다.
가습기의 기본원리는 변압기에서 조절된 전압이 초음파 진동식은 진동자에, 기화식은 필터에 공급되어 미세한 물방울이 발생되면서 분출구를 통하여 외부로 배출되는 것. 단적으로 말하면 진동자나 필터를 이용, 물이 수증기화하는 장치라 할 수 있다.
검사규정은 전원(단상교류100V 60Hz)의 체크와 가습량 측정(최대가습량 시간당 4백cc)·절연저항·절연내력시험·시동특성·30cm의 거리에서 48dB이하인 소음 측정 등의 성능을 시험한다.
검사규정에는 들어있지 않으나 각 제조업체에 따라 물이 없을 경우 동작을 정지시키는 자동정지 장치회로 구성과 원하는 습도를 유지해주는 자동습도조절장치, 손을 집어넣어 청소를 할 수 있게끔 처리한 급수구의 확대, 정화기능도 겸한 습도장치 등을 부속기능으로 두고있다.
초음파 가습기는 소비전력 40W, 저수량 3·7∼4·9리터, 가습량은 시간당 4백cc로 3평이나 10펑 규모의 가정용에 적합하다. 가격은 3만9천8백원에서 4만6천원선. 자동습도조절장치가 부착돤 것이 6천원 정도 가격이 높다.
초음파 가습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몸체 상부에 있는 「진동자」. 이 진동자에는 먼지나 비눗물·중성세제·기름류 등이 조금만 묻어도 동작이 되지 않는다.
초음파 가습기의 입자는 최하 1∼5밀리미크론으로 가습기에서 뿜어내는 습기의 입자가 섬세해 벽이나 가구 등에 부딪쳐 물방울이 생기는 종전의 위험은 전혀 없다.
단지 초음파 가습기는 전력이 기화식의 12W에 비해 3·5배정도가 높아 14인치 컬러텔레비전과 비슷한 전력이 소모되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부피가 크고 가격 면에서 초음파식에 비해 높은 기화식 가습기는 소비전력 12W, 저수량 5·3리터로 일반가정보다 사무실이나 넓은 거실에 적당하다.
진동자의 작동 없이 모터의 회전만으로 기화력을 발생하고 있어 모터의 소음은 초음파식에 비해 크나 공기순환으로 인해 가습 기능외에 정화(일명 에어 클리너)작용도 겸하고 있다. 가격은 4만7천원.
다른 전자제품과 마찬가지로 가습기도 반영구성으로 그때그때 손상된 부품만 교환해주면 영구적이다. 부품교체 및 교환수리는 업체마다 1년간 애프터서비스 해주고있으며 진동자는 7천원, 모터 3천7백원, 자동습도 조절장치가 3천5백원이다.
한때 「가습기병」 이라 일컫는 곰팡이균을 호흡기에 옮긴다해서 물의를 빚었는데 이정우교수(숙명여대·가정관리학)는 『세균의 번식은 가습기 제품 자체의 문제보다는 물의 순도나 청소 등 사용자의 주의 부족에 더 큰 책임이 있다』고 밝히면서 감기나 기관지염 등 호흡기질환이나 어린이들에게 가습기의 적절한 사용은 필수적이며 더구나 중앙난방식으로 습도가 낮은 아파트나 담배연기·먼지 등으로 더럽혀진 실내공기를 정화하는 작용도 겸한 가습기의 사용은 상당히 권장할 만 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안진현씨(대림상가)는 『수입된 외산 가습기가 국내제품보다 3배정도 비싼 12만원선으로 거래되고 있을 뿐 아니라 애프터서비스도 불충분해 오히려 국산 가습기가 조작면이나 성능면에서 손색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습기를 구입할 때는 모터의 소음이 없고 분무량과 분무방향이 자유롭게 조절될 수 있는 것으로 메이커에 따라 절전형도 있으므로 방의 크기를 고려하여 선택한다.
가습기는 특히 세균의 감염을 우려해 가능한 한 청결이 우선인데 어떤 물을 공급하느냐에 달려있다.
뜨거운 물이나 비눗물·오물 등은 진동자가 고장나는 주된 원인이 되므로 가습기에 사용할 물은 끓여서 식힌 물이나 침전된 수돗물이 가장 바람직하다. 물은 하루에 한번씩 갈아주고 1주일에 2∼3번 전원플러그를 콘센트로부터 뽑아낸 다음 물통 안에 남아있는 오물 등을 비눗물로 세척하고 부드러운 천으로 골고루 닦아준다.
가습기에 진동 및 소음이 심해지면 일단은 팬에 이물질이 걸렸거나 진동자에 오물이 묻은 경우에 해당되므로 즉시 살펴보도록 한다.
가습기를 설치할 때는 직사광선이나 난방기 근처에는 가능한 한 두지 말고 수평인 상태로 방바닥으로부터 1∼1·5cm정도의 높이에 두도록 한다.
무엇보다 사용자가 취급 전에 설명서를 충분히 읽어보고 수시 점검 해보는 기본상식을 갖추는 것이 최소한으로 고장을 줄일수 있는 지름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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