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대표단에 중량급 인사 포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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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14일부터 17일까지 평양에서 열릴 6.15 통일대축전에 참가할 남북 당국 대표단의 명단이 12일 공개됐다.

남측 대표단은 단장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정부 대표 8명, 자문단 6명, 지원단.기자단 25명 등 40명으로 구성됐다. 지난 1일 북측은 당초 70명으로 합의됐던 남측 대표단 규모를 30명으로 줄이자고 통보했으나 판문점 채널을 통한 추가 협의 결과 10명이 늘어났다. 정부 대표에는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과 유홍준 문화재청장 등이 포함됐다. 임동원.박재규.정세현씨 등 전 통일부 장관 세 명은 자문단으로 방북한다. 14일 출국하는 남측 대표단은 16일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예방키로 했다.

◆ 무게감 있는 북측 대표단=북측은 단장인 김기남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부위원장과 16명의 대표, 자문위원 8명 등 25명으로 구성됐다. 북측 단장인 김 부위원장은 노동당 교육담당 비서를 겸하는 고위급 인사다. 강원도 원산 출신으로 1926년생인 그는 79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공개 활동을 자주 수행하는 측근이다. 76년부터 노동신문사 책임주필로 활동하다 85년 노동당 선전선동부장을 거쳐 92년 선전담당 비서에 올랐다. 2001년 교육담당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당 역사연구소장을 겸임하고 있다. 김용순 전 비서의 사망 이후 통일전선(대남)담당 비서가 공석이기 때문에 김 부위원장이 대신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남측 단장인 정 장관은 "상당히 지적인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북한의 대남 라인 실세로 주목받고 있는 임동옥 조평통 부위원장은 자문위원에 포함됐다.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을 맡고 있는 임 부위원장은 지난해 말부터 정 장관과 서한을 주고 받으며 지난 5월의 남북 당국회담을 성사시킨 바 있다.

당초 북측 단장으로 유력시됐던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는 대표 자격으로 행사에 참여한다. 정 장관의 카운터 파트인 권 참사보다 중량급의 인사들이 포진됨으로써 북측 대표단의 격이 예상보다 높아졌다. 이는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을 이끌어낸 주역들이 우리 측 자문단에 포함된 데 대해 북측이 예를 갖춘 것이라는 분석이다. 행사기간 중 수시로 있을 당국 간 접촉의 성과에 대해 우리 측 대표단의 기대감도 높아졌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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