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박사 보유 핵무기 설계도 복사본 유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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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핵 밀매 조직을 운영했던 파키스탄의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보유하고 있던 핵무기 핵심 설비의 설계도 복사본이 사라진 상태라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9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IAEA는 칸 박사가 리비아에 제공한 원심분리기 전자도면이 담긴 CD와 하드디스크를 분석해 전자도면이 여러 차례 복사된 사실을 알아냈으나 복사본의 행방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IAEA는 칸 박사의 핵 밀매 근거지였던 두바이에서 전자도면이 복사됐다면서 복사본이 다른 고객의 수중에 있거나 국제 암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전자도면은 칸 박사가 한때 근무하면서 원심분리기 제조기술을 습득한 우레코사가 제작한 P-1과 P-2형 원심분리기 설계도다. 여기에는 원심분리기 부품 제조와 조립, 테스트 방법 및 필요한 물질들에 대한 설명이 영어와 네덜란드어.독일어로 소개돼 있다고 IAEA는 덧붙였다. 일부 외교관은 국제 암시장에서 시리아나 이집트가 이 전자도면의 잠재적 고객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IAEA는 칸 박사가 리비아에 제공한 중국 핵탄두 설계도 역시 복사본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리비아가 구매하려던 다수의 원심분리기 부품 역시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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