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김동원코치도 함께 소식 없어 고대선 "연대가 납치"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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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대학농구의 스카우트는 이제까지 연·고대가 독점해왔다. 한국남자농구의 양대 산맥을 이뤄온 연·고대는 스카우트의 우위로 대학농구에서 항상 우승을 다투며 정상을 누렸다. 따라서 농구계에선『국가대표가 되려면 연·고대를 졸업해야한다』는 등식마저 성립되고있다.
현재 태릉선수촌에서 강훈중인 12명의 국가대표들도 안준몰(경희대졸) 이영근(한양대졸) 2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10명이 모두 연·고대 출신이다. 지난 80년에는 고려대가 성인농구를 휩쓸면서 남자농구 정상에 올랐으나 지난해엔 연세대가 대학농구 전타이를(4관왕)을 석권했다.
그래서 지난해 연·고전은 연세대가 3승1패로 우위를 차지했다.
그러므로 올시즌에는 챔피언을 유지하려는 연세대와 권토중래를 노리는 고려대 등 두학교의 스카우트전이 치열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 연·고대 스카우트싸움의 1라운드는 이미 지난해 12월 초순에 벌어졌다. 고려대에 진학하기로 결정이 됐던 인천송도고의 정덕화선수(lm87㎝)가 돌연 연세대로 진로를 바꾼 것이다.
송도고는 이미 10년전부터 고려대와 결연을 하고 우수선수들을 거의 진학시켜왔다. 서상철·김인진·김동광·김형연·이충희 등 수많은 우수선수들이 모두 고려대를 거쳤다. 그러나 고려대 박한코치가 대표팀에 징발되어 지난해12월 제9회 캘커타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사이에 이같이 급선회된 것이다. 정선수는 2m7㎝의 한기범(명지고-중앙대)과 남상만에 이어 올 고교졸업선수 중 랭킹 3위의 유망주다.
또 2라운드는 연세대진학 의사를 밝혔던 전창진(용산고) 김용국(경복고)등 두 선수가 12월 하순에 들어 고려대로 돌연 방향을 돌리면서 일어났다. 그래서 11일 양교가 발표한 체육특기자명단엔 이 두선수가 모두 양교선수로 겹쳐있다. 한편 연·고대 스카우트경쟁의 클라이맥스인 3라운드에서 남상만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전·김 두선수가 고려대로 방향을 돌리자 보복 조치로 남선수를 납치해간 것이라는 것이 고려대측의 주장이다.
연세대 김동원코치는 공교롭게도 남상만선수의 실종과 함께 자택과도 연락을 끊고 행방이 묘연하다. 매년 연·고대의 이 같은 작태로 선수들은 학생선수가 아닌 선수학생으로 전락, 최근 들어 실업팀 입단에서도 금전문제로 말썽을 빚는 등 황금만능주의로 흐르는 결과를 낳고있다.<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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