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모' 이렇게 늘다니… 경제 어렵긴 어려운 모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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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공시절은 단군이래 월급쟁이들이 가장 살기 좋았던 때"

"학원도, 과외도 없었지만 자기만 열심히하면 좋은 대학 갔다"

온라인에 때아닌'전두환 향수'가 일고 있다.

최근 MBC 드라마'제5공화국'방영 등을 계기로 온라인상에서 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성향의 네티즌들이 급속히 결집되며 온라인상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

대표적인 것이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된 인터넷 카페'전두환을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cafe.daum.net/leejongpirl.이하 전사모)이다.

지난달 이후 이 카페는 하루 1백명이상씩 회원이 늘면서 7일 현재 총 회원수가 8천7백여명을 넘어섰다. 2003년 개설된 이 카페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회원수가 2천명선에 그쳤었다.

이때문에 일부에서는 '전사모'가 '노사모','박사모'에 이어 자발적으로 결성된 '3대 정치인 팬클럽'이라는 말도 나온다.

실제로 이 카페의 열혈 회원들도"앞으로 회원 수를 10만명, 아니 100만명까지 늘려가자","전 전 대통령을 접촉해 고문으로 모시자"며 고무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전 씨를 알리는 댓글 등을 달자는 조직적인 홍보방안까지 제안해 놓고 있다.

이런 탓인지 실제로 드라마 '제5공화국'시청자 게시판에는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보다 오히려 옹호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이런 현상에 한 네티즌은 뜻밖이라는 반응과 함께"전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전두환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을 보니 경제가 어렵긴 어려운 모양"이라는 해석을 달아놓기도 했다.

실제로 전사모 회원들이 전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이유로 드는 대표적인 것이 5공시절의'경제성장과 물가안정'.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의 이름을 빌린'김재익 신화'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5공시절을"1만원 한장이면 행복했던 시대"라고 표현했다.

80년대 이후 출생한 일부 젊은 네티즌들의 호응도 엿보인다.

자신을 20대 중반의 회사원이라고 소개한 한 네티즌은 "솔직히 전두환 전 대통령이나 광주사태 등을 학교에서만 배워 잘 알지 못했다"면서"당시 민주화가 실현됐다면 오늘날 한국은 베트남 수준에 머물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들은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노골적인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일부 회원들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불순분자들이 일으킨 폭동'으로, 천문학적 비자금을 '불가피한 정치자금' 등으로 규정하는 등 전 전 대통령의 대표적 오점까지 합리화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어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심지어는 "민중봉기를 통해 전두환 장군을 지도자로 옹립, 애국충정을 다시 발할 기회를 만들자"(아디디 허문도)는 황당한 주장까지 나온다.

이같은 주장에 반발하는 네티즌들은 "정신나간 일""당장 카페를 폐쇄하라""몇가지 업적에 국민의 목숨을 빼앗은 잔악무도함이 감춰지지는 않는다"며 비난글을 남겨놓았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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