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제내각의 과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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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제5공화국출범 후의 첫 번째 개각은 올부터 시작되는 제5차 경제사회개발 5개년 계획의 성공적인 수행을 다짐하는 정책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국무총리이하 주요 경제부서의 장관이 교체됨으로써 경제정책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으려는 뜻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신임 유창순국무총리는 재정·금융정책에 깊숙이 관여했고 기업계에도 오랫동안 몸담아온 「실물경제」통이며 그와 함께 정책을 구현할 김준성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도 금융정책의 실무를 담당해온 중량급인사라는 점이 이번 개각의 특징을 설명해 준다.
80년대 한국경제의 제2도약을 가름할 시발점에서 경제개각의 성격이 뚜렷했다는 것은 앞으로 강력한 경제안정과 성장의 조화를 추구할 정책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80년9월2일부터 일을 시작한 전임 남덕우국무총리의 경제팀이 81년을 안정기반의 조성에 힘써왔다면 신임 유국무총리팀은 이를 완전히 굳히고 그 바탕위에서 착실한 성장을 실현할 작업을 이어받고 있다.
경제개각이 지금까지 우리가 추구해온 안정정책으로부터의 선회를 뜻한다고 할 수는 없다.
전두환대통령은 지난해 여러 차례에 걸쳐 물가안정을 가장 강조해왔고 신년사에서도 『성장과 발전을 추구하는데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안정』이며 『안정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같은 배에 타고 같은 목적지를 향해 간다는 동행자의식이 필요하다』 고 극명하게 설명하고있다.
이는 경제정책의 기조가 줄기차게 안정을 지향한다는 것을 표명한 것이며 새 경제팀에 주어진 최대의 임무도 바로 거기에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새 경제팀에 거는 기대는 안정정책을 합리적으로 추진하면서 우리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국제경제환경을 최대한으로 활용하자는 데로 귀결된다.
우리경제가 80년대에 당면하고있는 과제는 두말할 것도 없이 물가안정과 국제수지의 방어라고 할 수 있다.
물가안정은 그 동안 교란요인으로 작용했던 원유가등 해외인플레이션의 영향이 감소되고 있어 국내정책의 대응에 따라서 기틀을 잡아나갈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어느 때보다도 좋은 여건이 마련되고있으므로 정부는 재정·금융정책의 효율적운용으로 10%이내의 물가상승을 기약하면 된다.
또 우리경제는 수출의 지속적인 증대로 성장을 이끌어 나가야하며 그것으로 국제수지도 개선할 수가 있으므로 수출경쟁력의 근원적인 배양을 위해서도 안정은 뿌리를 박아야한다.
이러한 국민경제상의 여러 문제는 전대통령이 일찌기 지적한바와 같이 기업이 앞장서고 정부는 지원하며 국민이 협조하는 경제풍토가 정착되어야 해결되는 것이다.
보는 눈에 따라서는 기업이나 가계가 정부의 정책을 신뢰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정책과 실물경제간에 거리가 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번 경제개각에는 기업에 몸담았던 실무자들이 등장하고 있으므로 이론과 실제의 거리를 좁히고 없애는데 기여할 것이 틀림없다. 제5차 계획의 출발과 함께 새 경제팀도 이제 우리경제체질의 강화에 첫발을 내디뎠다.
국민경제 각 구성 인자간의 신뢰감을 북돋워 안정과 성장이 빛을 발하는 힘찬 고동이 울려퍼지기를 기대한다.
어려운 시기에 안정의 정지작업을 치러낸 전임 경제팀의 노고를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며 신임경제팀에는 더욱 무거운 짐을 지우는데도 주저하지 않을 것임을 다시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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