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앞에선 샥~ 갈아입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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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홍대 앞 거리에는 자유분방함이 흐른다.

젊음이 팝콘처럼 톡톡 터지는 클럽 문화 때문일까. 길거리 분위기도 사람들의 옷차림도 자유롭다. 종아리까지 오는 화려한 치마 밑에 청바지, 허리까지 오는 긴 두건, 염주처럼 생긴 목걸이와 팔찌, 손으로 염색한 듯한 티셔츠 등 튀는 의상을 차려 입은 사람들이 유난히 많다. 자신만의 색깔을 표현하는 것이 '홍대 앞 패션코드'다.

홍대 앞 일명 '주차장 골목'<지도 참조> 인근의 패션거리에서도 다른 곳에서 찾기 힘든 특이한 옷들이 팔린다. 같은 신촌 상권인 이대 앞에는 평상복.출근복으로 입을 만한 정장.캐주얼 의류가 많지만, 홍대 앞 거리에는 클럽에 갈 때 입을 만한 옷들이 많다. 히피 분위기의 스커트, 엉덩이 밑으로 내려오는 화려한 톱, 색색 스카프에 반짝이(스팽글) 티셔츠 등이 곳곳에 걸려 있다. 피아노 건반이 그려진 카우보이 모자, 금색 줄을 꼬아 만든 샌들 등 조명을 받으면 더 빛날만한 소품도 많다.

홍대 앞 패션거리는 구(舊) 서교쇼핑 뒷골목이 중심이다. 이 곳을 기준으로 남북 방향으로 옷가게 수십여 개가 다닥다닥 붙어있다.

중심지를 이루는 서교쇼핑 뒷골목은 오래된 소형 건물에 옷가게를 차려놓은 집이 많다. 간판도 없는 가게들이 대부분이다. 이 구역에선 주로 히피풍 클럽 의상이 판매된다. 같은 지역이라도 신촌 방향으로 찻길을 건너면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다. 이 곳에는 화려하고 튀는 미국식 클럽 의상들이 더 많다. 꽃무늬 카우보이 모자, 화려한 야구 모자 등 패션 소품이 다양한 편이다. 힙합 클럽에 맞는 헐렁한 청바지, 낡은 듯한 미국풍 티셔츠도 판매된다.

얼마 전 막을 내린 TV드라마 '쾌걸춘향'의 팬이라면 이 구역 곳곳에 자리 잡은 드라마 촬영 상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이 곳에서 팔리는 옷값은 이대 앞, 명동 등과 비슷하다. 티셔츠.블라우스.스커트 등이 보통 3만~6만원 정도다. 꼭 클럽의상을 찾지 않더라도 평상복에 포인트를 줄 만한 소품도 많다. 꼼빠니아 신남진 디자인실장은 "클럽 의상은 편안하게 입을 수 있으면서 제법 화려한 것이 좋다"며 "평상복을 입고 목걸이.스카프 등으로 포인트를 주는 방법도 괜찮다"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클럽 패션 연출하기>

◆ 톱과 카디건=얼기설기 엮은 듯한 손뜨개 니트 볼레로(짧은 카디건) 안에 화려한 호피무늬 톱을 입으면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바지는 칠부 길이의 크롭트 팬츠나 군복을 응용한 카고 팬츠가 어울린다.

◆ 짧은 스커트=주름이 풍성하게 잡혀 있고 길이가 무릎 위로 올라오는 서클스커트도 평상복과 클럽룩으로 입을 수 있다. 이 옷을 입고 클럽에 갈 때는 레이스.망사 소재의 스타킹이나 레깅스를 함께 입는다.

◆ 출퇴근 복장 응용=재킷 안에 블랙.화이트 톱을 입었다면 재킷을 벗고 굵은 컬러 목걸이를 여러 개 걸친다.

<도움말=신남진 꼼빠니아 디자인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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