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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통합 비즈니스 시스템 구축 … 아시아 5대 제약사로 도약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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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화제약 이주형 대표 약력
● 경희대학교 약학대학 졸업 ● 조지타운대학원(워싱턴 DC 소재) MBA 취득 ● 동아제약 개발부 ● 일라이 릴리(Eli Lill y) 영업·마케팅 본부장 ● 박스터(Baxter) Business Unit 상무 ● 중외제약 마케팅 수석상무 ● 현 근화제약 대표이사

“국내 의약품의 경쟁력은 오히려 한국에서 저평가받고 있습니다. 근화제약이 드림파마와 함께 국내 제약사의 새로운 글로벌 진출 모델을 제시하겠습니다.” 이주형 근화제약 대표의 말이다.

근화제약은 국내 제약회사 중에서 가장 빠르게 변신하고 있는 제약사 중 하나다. 2012년 10월 미국계 글로벌 복제약 제약회사인 알보젠 그룹의 일원이 됐다. 최근에는 드림파마를 인수합병(M&A)하면서 비만치료제 분야의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

근화제약은 알보젠과 드림파마를 잇는 연결고리다. 이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와 우수한 국내 의약품 생산·공급 능력을 결합해 자체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직접 해외에 진출하거나 자체적으로 개발한 신약을 다국적 제약사와 공동 판매하는 것과는 다른 형태의 전략적 제휴인 셈이다. 지난 7일 근화제약 이주형 대표를 만나 글로벌 해외진출 전략에 대해 들었다.

아시아 5위권 진입을 목표로 지난해 120억원을 투입해 생산설비를 새로 구축한 근화제약 공주공장 모습.

한국, 복제약 수출 경쟁력 강화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복제약 개발이 그렇다. 근화제약은 가장 자신 있는 복제약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한다. 복제약은 최초로 개발된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일한 성분·함량으로 똑같이 따라 만든 약이다. 오리지널과 효능·효과·복용 방법이 같으면 서 가격은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이주형 대표는 “복제약을 단순히 모방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말했다. 약은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겉으로는 똑같아 보이는 알약이지만 효능·안전성은 천차만별이다. 의약품 품질을 유지·관리하는 것이 까다로워서다. 그 때문에 복제약이라도 자체적으로 개발·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손가락으로 꼽는다.

그는 “한국은 의약품 생산 인프라가 뛰어나고 품질관리 기준이 우수하다”며 “똑같은 복제약을 만들어도 약효가 좋은 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공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길리어드 등 글로벌 제약사도 한국에 자신이 개발한 의약품 생산을 위탁한다.

 하지만 넘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많다. 한국은 비슷한 규모의 중소 제약사가 작은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한다.

회사마다 제품의 차별성도 부족하다. 의약품 생산 원가는 높은데 경영 효율성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한국이 좋은 제약산업 인프라를 가지고 있어도 해외 진출이 쉽지 않은 이유다.

지난해 생산공장에 120억 투입

이 대표는 이를 보완할 방법으로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바로 강력한 제품 포트폴리오와 아시아 각 지역을 연결하는 통합 비즈니스 체제 구축이다. 아시아는 인구 고령화로 의약품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 시장을 초기에 선점하면 글로벌 제약회사로 성장할 수 있다.

 실제 1999년 아이슬란드 중소 제약사였던 악타비스는 성장 가능성이 큰 미국을 집중 공략하는 전략으로 불과 7년 만에 글로벌 3위 제약사로 발돋움했다. 이 사례는 2008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성공적인 사업 전략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당시 악타비스를 이끌었던 로버트 웨스만 대표가 2009년부터 알보젠을 책임지고 있다”며 아시아 지역 의약품 생산·공급·유통 체계를 통합해 제 2의 악타비스 성공신화를 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근화제약은 아시아 진출의 준비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1차적으로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 취약했던 비만치료제 분야는 드림파마를 인수하면서 강화했다. 이외에도 100여 개의 신규 제품을 확보하게 됐다. 아시아 지역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것이다. 특히 비만은 전 세계적으로 화두다. 그만큼 비만치료제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의약품 품질관리 및 생산 능력도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한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의약품을 공급하기 위해 준비작업이다. 근화제약은 지난해에만 의약품 생산공장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 120여억원을 투입했다.

 앞으로는 아시아지역 통합 비즈니스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집중한다. 이 대표는 “신제품 연구개발부터 생산·공급·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한국에서 주도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근화제약·드림파마가 알보젠의 아시아 통합 비즈니스의 중심인 셈이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의약품을 생산·공급하면 알보젠을 통해 중국·대만·미얀먀·싱가포르·말레이시아·베트남 등 아시아 각 지역으로 이를 유통·판매하는 식이다. 아시아 시장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미국시장 진출도 고려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아시아 통합 비즈니스 시스템은 의약품 생산·유통 효율성을 극대화한 사업 전략”이라며 “아시아 5대 제약사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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