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관객 노려 서울 영동아파트 단지에 연극극장 생겨|잉그마르·베리안원작 『가을 소나타』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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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연극무대라고 한곳도 없었던 서울영동아파트단지 안에 연극극장 (뉴코아예술극장) 이 생겼고, 그 극장에선 지금「잉그마르·베리만」원작의『가을소나타』가 공연중이다.
극단 「사조」가 이곳에서 『가을소나타』를 공연하게 된 것은 『연극공연장이 모두 강북에만 몰려 있고, 또 관객의 대부분이 대학생들로만 한정되어 있어 이를 깨뜨려 주부들에게도 연극을 보여 진정한 연극팬들을 확보해 보자는 뜻에서 아파트밀집지역에 무대를 마련하게 됐다』(기획자 김혜련씨말)고 했다.
『가을 소나타』는 세계적인 스웨덴 출신 영화감독 「잉그마르·베리만」의 작품.
모녀사이의 갈등을 그린 이 작품은「베리만」자신의 제작·감독으로 영화화되었으며 「잉그리드·버그먼」「리브·울만」이 각각 어머니와 딸로 분해 세계영화팬들에게 큰 감명을 주었던 작품.
우리나라에선 영화가 아니고 연극으로 처음 소개되는 것이다. 연극에선 탤런트 김용림씨가 어머니역을 맡고있다.
『가을 소나타』는 불구의 딸을 둔 유명한 피아니스트인 어머니가 두 딸은 돌보지 않고 화려한 연주여행만 다니다가 7년만에 돌아와 딸들과 나눈 하룻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김용림씨는『한 여자가 자기의 삶을 찾기 위해 사회로 나가 성공하지만 자녀로부터 비난받기 시작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여성이면 누구나 쉽게 빠져들 수 있는 작품』이라고 했다.
연극의 소재가 중년의 여성이 관심을 가질만한 것이라서 그런지 극장엔 많은 주부들이 눈에 띄었다.
극단측은 아파트 주부들이 쉽게 관람할 수 있도록 낮 공연시간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하오2시30분으로 했다.
그 시간이 주부들에겐 가장 한가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단원들이 주부를 따라 온 아이들과 놀아주는 임시 유치원도 마련했다. 『가을 소나타』공연시간은 금·토·일요일은 하오 2시30분, 7시30분. 월·수요일은 하오7시30분. 화·목요일은 공연이 없다. 연출은 김효경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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