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에 1억원 내놓은 이동찬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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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마라톤은 한국인이 능히 세계수준에 오를수 있는종목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런데도 우리의 현실은 왜 이리 비참합니까』
2시간10분대에 1억원, 2시간15분대면 5천만원이라는국내스프츠사상 전례없는 파격적인 현상금(?)을 내걸어 화제를 일으킨 이동찬회장(코오롱그룹·59)은 사뭇홍분을 감추지 못한다.
『일본에 2시간9분대의 선수가 서너명이나 된다는 사실을 직시하여 우리도 분발해야 합니다』
대한농구협회장이기도 한 이회장의 마라톤에대한 투자는다분히 뜻밖이었다.
그러나『88년 서울울림픽을겨냥할때 이 세계체전의 꽃인 마라톤에 당연히 최대의역점을 둬야하고 또 입상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림픽을 향해 전국민이 역량을 쏟아야 한다는 인식을바탕으로 거리낌없이 팔을걷어올려 기폭제 역할을 하게되었다는 점에서 몹시 자부심을 느끼는 표정이다.
『내가 돈올 쓴다는 것보다마라톤을 육성하자는 사회적염원이 일종의 실천의지로써표출되었다는 점이 중요하지않습니까』이회장은 마라톤에뜻을 가진 선수나 지도자들이 경제적여건을 탓하지 말고 목표를 기필코 달성하겠다는 신념과 야망을 지녀야한다고 강조한다.
경북영일이 고향으로 해방전 일본 오오사까흥국상업학교를 고학으로 다닐때 육상을비릇, 만능운동선수였던 이회장이다.
그래서 스포츠에 대한 이해가 깊고 국내최초로 본격적인 스포츠용구메이커인 코오롱 스포츠의 운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솔직이 말해 코오롱 스포츠를 발전시키기 위한 통합적인사업계획의일환이기도합니다.』소탈한성품그대로 거금을쾌척하려는 배경을 숨김없이털어 놓는다.
『외국의 유명 스포츠용품들이 최근 국내시장을 마구 잠식하고 있습니다. 나의 소망은 88년 서울올림픽때 주최국인 한국의 마크가 붙은 용구들을 사용해야 되겠다는 것입니다. 그때까지 코오롱스프츠를 아디다스와같은 세계적 메이커로 끌어 올려야겠습니다.』고령으로 은퇴한 경제인이자 정치인이었던 부친 이원만씨(77)와함께 58년 10월주식회사 코오롱을 창업. 등산·낚시·골프등 취미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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