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된 지휘자 정두영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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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오늘이 첫연습인데 생각보다 굉장히 좋아졌어요. 걱정을 많이했는데…』 자그마한 키에 까만 안경테가 유난히 두드러지는 깡마른 얼굴의 지휘자 정두영씨(42).
현재 캘리포니아주 리치먼드 침례교회 목사. 그가 13일 14년만에 고국의 교향악단인 서울시향과 첫연습을 끝낸후 밝힌 소감이다. 그는 19일(하오7시)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제2백71회 시향정기연주회를 지휘한다.
서울시향의 플루티스트로, 미국 맨해턴과 이스트맨 음악학교를 졸업하고 옛KBS교향악단 전임지휘자로 활약하던 정씨가 기독교의 목사가 되어 돌아온것에 대해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에게는 피할수없는신의 소명이었던 것같다. 『지난 76년 캘리포니아주의 플리스탁틴의 시립광장에서 열린 한 종교집회에 끌려갔었어요. 그때 느닷없이 목사가 나를 가리키며 「왼쪽 폐에 문제있는 사람 손들고 나와기적을 맞으라」고 외치더군요.』 온몸에 전류가 통하는듯한 순간 하나님의 실체를 깨닫게된후 그는 목수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당시 정씨는 캘리포니아주 데이비스대학 음악과 부교수로 10년째 재직중이었다. 학교를 사직하고 리치먼드에 한인교포 중심의 개척교회를 여는한편 골든게이트 신학교에 입학했다.
그후로는 『하나님을 증거하는데만 음악을 쓴다』고 얘기하는 그는 최근 한국에서 복음성가 가수들에게 유행하는 『사랑』등 20여곡의 복음성가를 작곡했다.
9일 한국에 온 그는 12월초 미국에 돌아갈때까지 여러종교집회를 돌며 음악을 곁들인 종교집회를 주관한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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