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고금리시대 끝날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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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의 이상 고금리가 급속히 내려가고 있다. 지난주부터 장기금리와 단기금리 모두가 계속 내려가고 있으며 미국의 재무성층권등 단기금리의 경우 지난5일과 6일 하루사이에 0.6∼0.7%폭으로 하락했다. 장기금리도 1일동안0.6%라는 현저한 저하를 나타냈다. 같은날 실업률이 8%로 올라갔다는 발표가 있어 본격적인 경기침체에의 돌입을 생각케했지만 그동안 오르내림폭이 심한 미국의 금리는 정상화되기 시작하고 있다. 미국 금리의 저하는 유러달러 금리의 대폭하락에도 영향을 미쳐 세계적인고금리도 기가 꺾이고 있다.
5일에 14.35%였던 페더럴펀드 (콜론에 상당) 금리는 6일에 13%로 1.35%나 떨어졌다. 1%이상이나 떨어졌음에도 뉴욕연방은행은 일체 개입하지 않아 시장의 금리저하 무드를 조성했다. 재무성증권 금리는 5일과 6일 하룻동안 0.65% 내린 11.5%로, 양도성예금 금리도 0.7%떨어진 13.35%로, 은행간 인수어음금리 (3개월짜리)도 0.6% 내린 13.05%가 되었다. 장기금리도 30년짜리 국채이자가 5일의 14.05%에서 13.45%로 크게 낮아졌다. 미국의 프라임레이트 (우량기업에 대한 우대대출금리)는 9월말의 19.50%에서 11월2일에는 2%나 떨어진 17.50%, 1주일후인 9일에는 17%에 이르렀다.
유러달러 (유럽단기금융시장의 융통어음) 금리도 영향을 받아 9월말의 17.44%에서 9일현재 3.5%나 떨어진 13·94%로 내려 앉았다. 미국의 금리는 지금까지 인플레율의 하락과 경기침체국면에도 불고 높은수준을 유지해왔다. 미국의 인플레율과 장기금리의 차는 70∼80년 평균 2.46%, 작년에는 2.92%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인플레율의 저하에도 불구하고 장기금리는 거꾸로 상승국면으로 치달아 그 차이는 7%전후로 벌어졌다. 미국금리의 상승은 달러표시 자산의 수익률을 높임으로써 국제 단기자금이미국으로 몰리고 달러화의 가치도 그만큼 상승했다. 대부분의 유럽주요국들도 자국통화의 대달러화 가치하락과 그에따른 수입물가의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서 금리를 인상했다.
서독· 프랑스· 이탈리아뿐만아니라 벨기에·네덜란드·스위스등이 긴축을 강화하고 그 수단으로 금리인상에 크게 의존하였다. 그러나 지난주초부터 미국의 이상 고금리는 확실히 전환점을 넘어서 정상화되고 있다. 이번주에는 미국의 프라임레이트가 16%대까지 밀려가지 않을까 전망하는 사람들도 있다. 앞으로는 더욱 금리가 낮아져 달러매각 움직임이 강하게 나타날지도 모른다. 지난주 도오꾜(동경)외환시장에서는 미국의 단기금리인하를 배경으로 엔고의 거래가 계속되어 5일에는 달러시세(현물거래)가 한때는 달러당 2백26.85엔으로 1주일전에 비해 10엔가까이 엔시세가 높아졌다. 폴란드문제등 국제정세가 계속 불안정하기 때문에 유사시에 달러가 다시 매입될 가능성도 있지만 적어도 이상고금리에 따른 달러고국면은 종말이 가까운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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