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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아시안게임 유치에 힘 모으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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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지난 4월 25일 대한올림픽위원회는 2014년 제17회 아시안게임의 국내 후보도시로 인천을 선정했다. 7월부터 유치의향서를 제출한 한국.인도.요르단.베트남에 대한 방문평가가 실시되고, 내년 12월 후보지가 최종 결정된다고 한다. 아시안게임은 45개 회원국 1만8000여 명의 선수가 40여 종목의 경기를 치르게 된다.

2014년 아시안게임 유치는 인천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국민적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첫째, 스포츠 정치학의 위력 때문이다. 국제대회의 유치와 성공적인 개최, 그리고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한다면 국위를 선양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88서울올림픽과 2002월드컵대회는 국위선양 및 국민 일체감 형성에 이바지했다. 아시아 종주국을 노리는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상하이 엑스포를 동시에 유치했으며,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는 일본의 움직임 등을 볼 때 국제대회 유치가 더욱더 필요한 시점이다.

둘째, 스포츠의 사회경제적 유발효과 때문이다. 국제종합대회 개최는 생산.소득.고용의 유발과 외국관광객 유치 등에서 엄청난 직접효과가 나타난다. 생산유발액의 경우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4097억원, 월드컵대회 11조5000억원,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12조원 등이었다.

셋째, 개최도시는 물론 국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에서 2005 아시아 육상경기 선수권대회가 치러지며, 인천은 세계 3위의 국제공항과 서해안 최대의 무역항을 갖추고 국내 최초의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동북아의 허브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만일 2014년 아시안게임을 유치한다면 인천의 국내외적 위상과 경쟁력뿐만 아니라 국가 전략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아시안게임을 치르는 데 약 2조1700억원의 소요 예산이 추정되나 몇 배의 유발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에 유치 가치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강원도 평창의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와 중복된다는 점이다. 겨울올림픽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치르는 것이고 아시안게임은 세 번째가 되기 때문에 같은 해 두 개의 국제대회를 유치하는 것을 정부나 국제스포츠 사회에서 부담스럽게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태국은 아시안게임을 4회 유치한 기록이 있으며, 우리는 2002년 월드컵대회와 부산아시안게임을 동시에 치러 성공한 경험이 있다.

인도는 두 번의 아시안게임 유치 경험과 2016년 올림픽 개최를 추진 중이고 요르단과 베트남은 국제종합대회 경험이 없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국민적 성원이 결집된다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 인천 아시안게임과 평창 겨울올림픽을 동시에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홍득표 인하대 사범대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