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수염』…거슬리는 비어남발|『청자빛…』 사실과 거리 먼 장면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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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최근 들어 TV에서 쇼가 꽤나 볼만했던 한 주였다. 특히 MBC 『쇼2000』은 왕년의 톱스타 나훈아군의 특별무대로 꾸며 우리나라 TV에서의 퍼스낼리티쇼의 가능성을 가능하게 했다. 아직도 인기만회의 가능성이 미지수인 나군을 과감히 기용한 것은 일종의 모험이었겠지만 그런대로 정통가요를 그의 특유한 개성속에 소화하는데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쇼진행의 템포가 느리고 나군에게 불필요한 말을 많이 하도록 허용한 것은 쇼전체적인 인상을 처지게 했다.
KBS의 『가요톱10』은 곡선정의 공정성만 믿어준다면 나머지는 수준급.
○…MBC 주말연속극 『아빠의 수염』은 너무 재미에만 치중한 듯한 느낌. 특히 주인공들의 저속한 말씨와 몸짓은 저질코미디 인상을 주었다.
시아버지가 며느리들을 모아놓고 호령하는데 비속한 용어를 남발하는 것이나 이대근군이 애인을 어깨에 메고 빙글빙글 돌며 엉덩이를 찰싹찰싹 치는 장면은 보는 사람의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민망스럽기까지 했다. 가정의 품위를 손상시키면서까지 시청자를 웃겨야할지는 생각해 볼일이다.
○…KBS지정석 「문화의 달 드라머」로 방영한 특집극 『청자빛 하늘아래』는 극적 효과를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전체적인 극 내용의 신뢰도를 떨어뜨렸다.
인민군들이 자동차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데 박물관직원이 다가가 타이어바람을 뺀다든가 또는 전쟁장면을 너무 강하게 클로스업시킨 것은 극상황을 긴박하게 해주는 장점도 있지만 그 도가 지나쳐 내용의 사실성을 훼손시켰다. 그러나 전체적인 화조나 극전개는 퍽 노련한 편.
○…이번 주 KBS 『뉴스 파노라마』는 지나치게 기획소재를 외국것에 치중한 느낌이다.
「레이저공학의 현재와 미래」도 그렇고 「도오꾜의 쓰레기는 어디로 가나」도 마찬가지. 그러나 「레이저‥」는 아직 국내산업계에서는 실험적 단계에 머물러있어 이색적인 소재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도오꾜의 쓰레기…」는 우리가정서도 골칫거리여서 좋은 기획이었으나 서울의 사정과 비교처리함으로써 우리쪽이 갖고있는 문제점을 부각시키고 그 해결방안을 모색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전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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