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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축구 윤덕여 감독 "승리 위해 우정 잠시 내려놓겠다"

중앙일보

입력

인천 아시안게임에 참가 중인 여자축구대표팀 윤덕여(53) 감독이 관심을 모으는 북한과의 4강전 승리를 약속했다.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 평소 친분이 두터운 김광민(52) 북한대표팀 감독과의 우정까지도 잠시 내려놓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윤 감독은 28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여자축구 4강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간 계획하고 준비한 대로 4강에서 북측과 만났다"면서 "김광민 감독은 개인적인 친분이 있지만, 우정은 잠시 내려놓고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게 노력하겠다. 팬들의 성원에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두 지도자는 지난 1990년에 열린 북경 아시안게임 및 평양과 서울을 오가며 열린 남북통일축구대회에 잇달아 출전하며 우정을 쌓았다. 두 사람은 국제대회에서 만날 때마다 친근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등 친밀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날도 기자회견장에 앞서 윤 감독이 "얼굴이 좋아졌다. 이곳 음식이 입에 맞는 모양"이라며 먼저 말을 건넸고, 김 감독도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윤 감독은 "중국에서 열린 다이내스티컵이나 월드컵 예선에서도 (김 감독과) 여러 번 만났다"면서 "현역 시절에 남자대표팀의 윤정수 감독과도 잘 지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북한의 경기력에 대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영상을 통해 살펴본 북측의 경기력은 세계적이다. 북측 여자축구의 수준을 끌어올린 인물이 바로 김광민 감독"이라며 칭찬한 뒤 "체력적으로 완성도가 높고, 공격과 수비의 변화에 빠르게 대처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존재하는 만큼, 우리는 그것을 찾아내 파고들겠다"고 덧붙여 선전을 다짐했다.

여자축구 남북전 역대 전적에서 1승1무12패(아시안게임 4전 전패 포함)로 열세에 놓인 것에 대해 윤 감독은 "그간의 전적으로만 보면 우리가 열세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우리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경기하면서 이런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우리의 노력은 헛되지 않을 것"이라며 거듭 승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국과 북한이 맞붙는 여자축구 4강전은 29일 오후8시 문학경기장에서 킥오프한다.

인천=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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