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우주의 비밀 풀 천체망원경 개발 주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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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든 천체 망원경으로 우주 생성의 비밀을 캔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흥분됩니다."

오는 28일 미국에서 발사될 우주관측위성 갤럭스(GALEX)의 망원경 개발을 주도한 연세대 자외선우주망원경연구단의 단장인 이영욱(43)교수. 그는 "위성 발사를 앞두고 6년여의 고생이 한순간에 녹아내리는 듯하다"고 말했다.

망원경은 우주관측위성의 핵심 중의 핵심. 자외선우주망원경연구단이 개발한 망원경의 역할은 갓 태어난 은하나 아주 늙은 은하에서 발산되는 자외선을 포착해 우주의 나이 등 우주 생성의 비밀을 캐는 것이다.

천문학계의 난제로 남아 있는 빅뱅 이후 은하의 형성 시점을 알아낼 수 있는 단초를 찾아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허블이나 찬드라 망원경으로는 관측이 어려운 것이어서 국제 천문학계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갤럭스 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되면 앞으로 3년간 우주의 구석구석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된다.

이 위성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90%의 자금을 대고, 프랑스와 우리나라 등 3개국 8개 연구기관이 공동 참여해 개발했다.

"천체 관측 위성의 망원경 개발 사업은 극히 드물며, 새로운 방식은 10~20년에 한번 시도할까말까 합니다. 우리나라 과기부의 창의연구사업 지원을 받은 시점과 NASA의 위성 개발 계획이 맞아 떨어져 참여할 수 있었고,이는 우리나라 천문학 기술 발전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것입니다."

李교수는 이번 연구 과정이 천체 망원경 개발과 운영 기술 등을 우리 것으로 만드는 좋은 기회였다고 했다.

하지만 연구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외환위기로 환율이 올라 외국에 보내야 하는 연구비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어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연구진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며 연구비 부족을 극복했다.

李교수는 "갤럭스가 보내오는 영상을 학계가 공동 연구하도록 하고, 일반인에게도 우주의 신비를 즉시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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