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평균 드라이브샷, 10년간 28야드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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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소재를 장착한 '골프 신병기'가 속속 개발되면서 골퍼들의 샷거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최근 발간된 미국의 골프다이제스트지에 의하면 '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의 드라이브샷 평균 거리는 1997년에는 2백71.6야드였으나 올해엔 3백19.6야드로 48야드나 늘었다.

세계랭킹 3위 필 미켈슨(미국) 역시 드라이브샷 거리가 같은 기간 2백84.1야드에서 3백8야드로 24야드 증가했다.

비제이 싱(피지)도 5년 전에 비해 28야드 늘어난 3백9야드, 로버트 앨런비(미국)도 24야드 증가한 3백야드를 기록했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프로골퍼들의 드라이브샷 평균 거리는 10년 전인 93년에는 2백60야드였지만 올해는 2백88야드로 28야드나 늘어났다.

이에 비해 아마추어 골퍼들(핸디캡 두 자릿수 기준)의 드라이브샷 거리는 같은 기간 1백93야드에서 2백5야드로 12야드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잡지는 골퍼들의 드라이브샷 거리가 이처럼 늘어난 것은 티타늄 드라이버의 성능이 지속적으로 개선된 데다 골프공의 품질도 획기적으로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기술 발전에 발맞춰 선수들이 과학적인 훈련 도구를 이용해 스윙 훈련을 함으로써 파워를 극대화하는 기량이 생겼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단지 프로골퍼들에 비해 아마추어 골퍼들의 샷거리가 상대적으로 적게 늘어난 것은 드라이버는 이전에 비해 훨씬 좋아졌지만 훈련 부족으로 기량이 이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샷거리가 늘어나는데 결정적으로 공헌한 티타늄 드라이버의 헤드는 날로 커지고 있다.

1세대 격인 95년부터 98년까지 생산된 드라이버는 헤드 크기가 2백45~2백85㏄였지만 2000년 이후엔 3백㏄ 이상이 됐고, 지난해 말부터 출시된 드라이버는 3백65~4백㏄로 커졌다.

이에 따라 공을 정확히 맞히는 포인트인 스위트 스폿의 크기도 세배 이상 커져 어렵지 않게 공을 멀리 보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골프다이제스트지는 "헤드의 크기뿐만 아니라 정교한 디자인과 재질도 샷거리가 늘어나게 된 요인"이라며 "이 때문에 PGA 투어가 정교한 샷의 대결장이 아니라 멀리 보내기 경연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골프장측도 코스 길이를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24일 밤 개막한 셸휴스턴 오픈이 열리는 미국 텍사스주 험블의 레드스톤 골프장(파72)은 코스 길이가 7천5백8야드나 되며, 파5홀의 경우 모든 홀이 5백60야드 이상이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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