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신문 보기-1994년 8월 17일 33면] 천만 배우 최민식에게 이런 시절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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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민식(52)이 영화 ‘명량’과 ‘루시’로 제 2의 전성기를 맞았다.

7월 30일 개봉한 ‘명량’은 누적 관객 수 1700만명을 돌파하며 ‘아바타’(1362만)를 제치고 역대 최다 관객 기록을 세웠다. 한국 영화 중에서는 ‘괴물(1301만)’과 ‘도둑들(1298만)’ 이후 10번째로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 ‘명량’ 덕분에 최민식은 데뷔 25년 만에 ‘천만 관객 동원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최민식의 첫 해외 진출작인 영화 ‘루시’도 전세계 흥행 수익 3억 달러(3102억원)를 돌파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루시’는 안젤리나 졸리 주연 영화 ‘솔트’와 액션 흥행작 ‘본 레거시’의 북미 흥행 수익을 넘어서며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최민식의 연기에 대한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루시’의 영화 자체 평점은 낮지만 최민식의 연기는 특별했다. 비중은 작지만 ‘영화를 구했다’고 할 정도로 인상적이다”고 평했다.

최민식은 다작 배우와는 거리가 멀지만 대부분의 작품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넘버3’(1997), ‘조용한 가족’(1998), ‘쉬리’(1998), ‘해피엔드’(1999), ‘파이란’(2001), ‘취화선’(2002), ‘올드보이(2003)’, ‘악마를 보았다(2010)’, ‘신세계(2013)’ 등 감탄이 쏟아지는 작품들이 최민식의 필모그래피를 채웠다.


그러나 톱스타 최민식에게도 무명시절이 있었다. 데뷔 초 그의 연기 인생은 지금처럼 화려하지 않았다. 최민식은 동국대 연극영화과 졸업 후 곧바로 연극계에 뛰어들었다. 1989년 KBS드라마 ‘야망의 세월’에서 이휘향의 아들 ‘꾸숑’ 역을 맡으며 겨우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94년 MBC드라마 ‘서울의 달’에서는 순박한 시골총각 박춘섭 역할을 맡아 김홍식(한석규)과 함께 3류 인생 연기를 펼쳤다. 당시 최민식은 사투리를 구사하며 해맑은 눈을 깜빡거리던 춘섭, 그 자체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연기력이 출중한 ‘조연’에 불과했던 그는 ‘서울의 달’을 통해 자신의 이름 석자를 충무로와 방송계에 각인시킬 수 있었다. 또 ‘운지천’과 ‘아이텍(94년 8월 17일 중앙일보 33면 광고)’ 등 다양한 CF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그는 이들 광고에서도 ‘춘섭’의 순박한 캐릭터를 살린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친근감 있게 다가갔다.

이후 최민식은 ‘해피엔드’ ‘파이란’ ‘취화선’ 등에서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이며 대중이 인정하는 연기자로 성장했다. 그리고 지금, 그는 ‘천만 배우’라는 타이틀과 함께 국내를 넘어 할리우드까지 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홍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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