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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보태주고 메워주고 … '글로벌 파트너링'으로 수출기업 변신 꾀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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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가동을 시작한 중국 우한시의 에틸렌 생산공장 전경 사진. SK그룹이 추진해온 ‘글로벌 파트너링(gobal partnering) 프로젝트’의 성과다. [사진 SK]

SK그룹의 ‘글로벌 파트너링(gobal part nering) 프로젝트’가 올해 빛을 발하고 있다. 글로벌 파트너링이란 글로벌 기업 간의 협력을 통해 서로 필요한 부분을 메워주는 것을 뜻한다. 각자의 강점을 최적으로 조합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5월 SK이노베이션과 사빅(SABIC)이 넥슬렌 합작법인을 설립한 것이다. 사빅은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에틸렌의 세계 최대 생산기업이다. 그러나 에틸렌을 재가공해 얻을 수 있는 고성능 폴리에틸렌 생산기술은 갖고 있지 않았다. 이에 사빅은 경쟁사인 다우케미칼·엑손모빌과 달리 고성능 폴리에틸렌 시장은 넘보지 못했다. SK와의 합작법인 설립으로 사빅은 고성능 폴리에틸렌 시장 진출의 꿈을 이뤘다. SK도 사빅의 네트워크를 통해 시장확대와 원가경쟁력 강화, 투자금 확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얻었다. 서로에게 ‘윈윈’이 된 셈이다.

6월 가동에 들어간 울산 파라자일렌(PX) 생산공장 합작 건도 글로벌 파트너링의 성공 사례다. 이 공장은 SK종합화학과 일본 JX에너지가 9590억원의 투자금을 절반씩 부담했다. JX에너지는 남아도는 PX 생산 원료를 처리할 수 있게 됐고, SK는 중국·중동에 화학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필요한 원료를 근거리에서 확보할 수 있는 효과를 거뒀다.

이밖에도 SK는 중국 우한(武漢)에서 중국 최대 국영석유기업 시노펙과 합작 석유화학공장의 가동을 시작했고, 스페인 남동부 카르타헤나에서는 렙솔과 합작해 올 하반기부터 윤활유 원료 공장의 문을 연다.

이는 현재 수감중인 최태원 SK 회장의 작품이다. 최 회장은 수감 전 매년 70% 정도를 해외에서 보내며 글로벌 화학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접촉하면서 글로벌 파트너링을 위한 교분를 쌓아왔다.

내수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었던 SK그룹은 글로벌 파트너링을 통해 수출기업으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기술+원료’, ‘기술+기술’, ‘기술+시장’ 등 다양한 형태의 글로벌 파트너링을 맺으면서 글로벌 영토를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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