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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습의 눈' JTAC 보낼까 말까 … 지상군 함정에 빠진 오바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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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눈을 비비고 있다. 케리 장관은 “(IS 사태는) 2003년 이라크전과 다르다”며 “지상군 투입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AP=뉴시스]

이슬람국가(IS)를 상대하기 위한 이라크 전장에 미군 합동최종공격통제관(JTAC)을 투입하는 문제를 놓고 미 정부가 고심하고 있다. 미군 수뇌부는 효율적인 작전을 위해 투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상군 투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배제하고 있다.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JTAC을 둘러싼 이견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청문회장에서 공화당의 켈리 아요테 의원이 “공습은 JTAC이 뒷받침해야 효과적이지 않느냐”고 얘기를 꺼내 들었다. 뎀프시 합참의장은 “이라크 모술댐 탈환 작전때 로이드 오스틴 중부군 사령관은 JTAC을 동원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논의를 통해 (투입 않고 하기로) 방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아요테 의원이 “대통령이 JTAC 등을 포함해 (지상군 투입을) 배제했나”고 재차 질문하자 뎀프시 합참의장은 “맞다”고 답했다.

 뎀프시 합참의장은 “모술댐 탈환은 지상에선 페슈메르가(쿠르드 민병대)와 이라크의 대테러부대가 동원됐고 (이라크 북부) 아르빌의 작전 센터에서 미군이 지원하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한 작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작전에 JTAC을 투입할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답변했다.

미공군의 JTAC 요원이 네바다주 훈련장에서 A-10기 폭격 유도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 미공군]

 JTAC을 투입하려면 그를 보호하고 공격지점의 정보를 수집할 육군 특수부대원들을 함께 투입해야 한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외신들은 JTAC 투입이 지상군 파병으로 이어지는 것을 오바마 대통령이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7일에도 플로리다 탬파의 중부군사령부를 찾아 오스틴 사령관으로부터 IS 관련 브리핑을 받은 뒤 “미군은 이라크 땅에서 전투 임무를 갖고 있지도 않고 수행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재삼 강조했다.

하지만 JTAC 투입 논란이 재발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아요테 의원은 청문회 후 “지상에 JTAC이 없으면 공습이 충분한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며 “JTAC은 민간인을 공격 목표에서 구분해 내는 역할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미 하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요청한 ‘시리안 반군 훈련·지원 권한 승인 요청안’을 수정해 찬성 273표 대 반대 156표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 사전 보고’라는 조건이 달렸지만 IS 격퇴 전략의 한 축인 시리아 반군 지원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이란 대통령 미 지상군 투입 촉구=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17일 방송된 미국 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이라크 땅에서 희생을 두려워 하는가”라며 지상전에 소극적인 미국을 비난했다.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찾은 하사니 대통령은 “미국이 사상자가 나오지 않도록 항공기나 무인기만 사용한다”며 “어떤 희생도 없이 테러리즘과 싸우는게 가능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IS에 대해선 “그들은 인간성을 죽이려 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하사니 대통령은 “공습은 해당 주민들과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며 시리아 영토 내의 목표에 대한 공습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정용수 기자

◆JTAC(Joint Terminal Attack Controller·합동최종공격통제관)=전투 현장에서 공중 지원에 나선 항공기를 유도하는 요원을 의미한다. 폭격이 필요한지 여부에서부터 공격 장소·시간·횟수 등을 결정해 작전에 나선 전폭기에 직접 명령을 내리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어 ‘전장의 나침반’으로 불린다. 주로 공군 장교나 부사관이 육군에 배속돼 행동한다. 정규전은 물론 아프가니스탄 등의 대테러전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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