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기사회생 위한 마지막 카드|현대.삼릉 제휴가 뜻하는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현대자동차에 일본의 삼릉자동차가 10%의 자본참여를 결정함으로써 일본의 자동차자본이 드디어 한국에 상륙하게 됐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오랫동안 곤죽을 쓰다가 침몰직전에 기사회생의 마지막 몸부림으로 이본회사를 끌어들인 것이다.
「현대-삼릉」자본제휴는 고육지책. 국내자동차업계는 내수기반이 약한데다가 기술도 뒤떨어져 승용차의 경우 현 차종으로 수출은 거의 절망적이었다.
미국.일본.서독.프랑스.이탈리아등 선진자동차공업국에서 J카.S카다하는 최신소형차가 범람하는 시대에 경쟁력을 뻔히 내다보면서도 값비싼 기술료를 지불하고 외국자본을 끌어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 국내자동차업계의 처지였다.
자동차공업은 단기적으로는 내수시장을 파먹고 장기적으로는 수출에 눈을 돌려야하는 숙명을 타고났다.
그러나 연산 36만대규모의 국내생산시설은 고전해 왔다. 올해 9월말현재 가동율이 현대 51%, 새한19%,기아35%.
외국과의 자본제휴로 현대는 승용차부문에서 앞서가게 됐다.
국내승용차 제조업체는 현대와 대우로 2원화 되어있다. 과감한 투자 계획으로 내수시장에 기반을 꾀하고 2단계로 수출에도 도전하겠다는 것이 현대-삼릉제휴의 전략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내수시장은 소형차 부문에서 포니와 제미니.브리사의 3색전이었으나 장래 새로운 차종으로 석권하겠다는 것이 현대의 전력목표다.
신차종의 선보일 시기를 85년으로 잡아 자가운전체제가 본격화되고 서울지하철 완성시기등 교통체제에 맞추고 있다.
더구나 정부는 5차5개년계획기간중 승용차생산라인을 67만5천대로 억제키로 함으로써 현 생산능력 년35만대에 신규공장 30만대 공장가설에 선착함으로써 사실상 승용차 생사시설을 어느회사도 더 늘릴수 없게 됐다.
외자 약4억달러를 포함한 신규공장건설 소요자금 3천9백69억원은 적지않은 돈이다. 현 국내자동차 3사 투자총액 2천7백억원을 훨씬 웃도는 금액이다. 그러나 점차 넓어질 내수시장을 독점하게되면 큰 문제가 안될것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현대는 오는 86년 자체개발 새차종만도 21만대 정도를 국내에서 팔수 있다고 장담이고 내수량의 50%를 수출할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시장 여건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 판국에 현대의 투자계획이 어느정도 맞아떨어질지는 의문이다.
미국.서독.이탈리아등 일류자동차공업국들이 일본의 소형차공세에 탈진해있다.
현대가 계획하고 있는 신차종인 「포니의 제2세」형 소형자동차가 어느 수준급이 될지 예측이 어렵다. 더구나 삼릉은 합작과 함께 첨단기술의 전수를 약속하고 있으나 어느정도 실현될지 두고볼일이다.
일본이 기술이전에 인색한 것은 기아와 일본 혼다의 오토바이기술제휴에서 이미 경험했다.
또 최대의 자동차시장인은 국미자율규제 형식으로 외제차 수입을 억제하고 있으며 주로 일본차에 대하여 이탈리아는 2천대, 서독은 작년실적의 6%, 영국은 11%로 수입을 억제할이만큼 자동차시장은 각박해지고 있다.
뿐만아니라 미국의 GM.포드, 일본의 도요따.닛산, 서독의 폴크스바겐, 프랑스의 른, 이탈리아의 피아트등 기라성 같은 자동차 메이커를 이 세계도처에 거미줄처럼 자본과 기술제휴를 하고 조립공정을 갖고 있다.
국내업계는 늦어도 이만 저만이 아닐정도로 늘 낮잠을 자고있다가 경주선에 서게된 셈이다.
삼릉은 지난 79년 생산실적기준 일본에서 4위다. 총생산9백64만대중 도요따가 31.1%, 일사이 24.3%, 동양공업이 10.1%였으며 삼릉은 9.8%, 그다음은 본전기연이 9.3%였다.
삼릉이 일본에서 자동차 제조업계에 본격진출한 것은 늦었는데도 엔진제조등 기술에서 앞서 있다고는 하지만 국제시장에서의 신인도도 무시할수 없다고 하겠다.
세계굴지의 자동차메이커들이 자동차생산량을 줄이고 불황의 돌파구를 찾기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국내 업계는 큰 승부를 걸었다.
현대측은 양산체제를 갖춤으로써 차값을 현재보다 30%정도 싸게팔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점은 자동차 수요가에는 낭보라할수 있다.<김경철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