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분쇼』 생방, 끊기는 장면 많아 짜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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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KBS의 국군의 날 특집극 『그날』(전세권연출)은 최근 방영했던 방송극중에서 모처럼의 수준작.
카메라의 앵글과 편집 눈에 보이게 뛰어났다. 드라마의 진행도 박진감이 넘치고 스초리의 전개도 무리가 없었다.
헬기와 탱크의 동원, 생동감 있는 포격과 사격, 바삐 돌아가는 장면의 연속 등은 방영시간 2시간이 짧다는 느낌을 주었다.
그러나 전쟁터를 누비며 아들을 찾는 선우용녀의 의상은 지나치게 화려했고 분장도 나이에 비해 너무 젊어 눈에 거슬렸다.
또 고아출신의 장교 김영철이 천신만고 끝에 찾은 어머니와의 상봉장면도 좀 더 감동적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있다. 연출의욕이 지나쳐 국군의 날 특집극이라는 목적의식이 과다노출 된 것도 흠이라면 흠.
○…쇼파트는 쇼의 대종인 KBS의 『100분 쇼』와 MBC의『쇼2000』이 모두 실패의 한 주였다.
KBS 『100분 쇼』는 「부산시민의 날」기념축하 쇼를 생방으로 중계했는데 기술적인 뒷받침이 소홀해선지 방영도중 끊기는 장면이 많아 짜증스러웠다.
가능하면 무대공연 쇼를 내용으로 담을 때는 TV쇼에 맞도록 녹화편집해 방영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MBC 『쇼2000』은 윤시내·송창식·윤형왕 등 헤비급 가수들을 동원시킨 것까지는 좋았는데 무용수들의 의상과 가수들의 리듬과의 매치가 잘되지 못했다.
특히「윤시내 아워」때 무용수들의 검은 긴치마에 빨간색 셔츠는 촌스럽기조차 했다고 또한 엉뚱한 가수에 엉뚱한 곡명을 내 보낸 자막처리는 시청자들을 어리둥절케 하기도.
○…MBC 일일연속극 『사랑합시다』는 지나치게 정통법으로 드라마를 연출, 박박사의 수다를 빼면 잔재미가 별로 없었던 한주였다. 박박사(오지명분)의 어설픈 성격에 비해 개성이 뚜렷한 노박사(김혜자분)가 아들들의 변성 트릭에 넘어가 준 것도 약간 드라마의 톤이 튄듯한 느낌.
○…KBS 『9시에 만납시다』는 생방보다 녹화방영이 나올 것 같다. 사회자 조경철씨의 지나친 다변에 위축된 김보연양의 침묵이 어색한 불화를 빚는가 하면 때로는 두사람 모두 긴장해 분위기를 막막하게 하기도 한다.

<전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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