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시정방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전두환대통령이 82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밝힌 시정방향은 대내적으로는 정치·사회·경제적 안정을 확고히 다지고 대외적으로는 개정정책을 지속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82년은 제5공화국의 실질적인 기반을 구축하는 제5차경제사회개발계획의 시발년도란 점에서 각별한 뜻이 있다.
따라서 전대통령의 내년도 시정방향은 82년이후에도 계속될 제5공화국의 정책성격을 명시하는 중요한 성격을 담고 있다. 내년도 각부문별 시정방향에는 어느 하나가 더욱 비중이 있고 없고를 가리기 어려울 만큼 한결같이 무게를 더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다만 82년은 새로운 5개년계획이 출발하는 해이므로 우선 경제정책에 관심을 더 두게된다.
전대통령은 82년 경제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물가안정을 꼽고 있다.
물가안정을 무엇보다도 앞세워 강조해온 그의 소신이 극명하게 드러나 있는 것이다.
전대통령은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국민생활의 안정과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할 것』 임을 선언했다.
인플레이션이 국민경제의 축적을 좀먹고 소득격차를 확대하며 국민생활의 토대를 흔드는 병리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경제의 보상을 왜곡하여 그 부작용은 모든 면에 확산되는 것이다. 특히 경제를 「속빈 강정」 으로 만들어 국민의 근로의욕을 저해하고 국제경쟁력을 강화시키게된다.
전대통령이 재정·금융정책의 건실한 운영으로 통화를 잘 관리하고 환율·임금·공공자금의 안정으로 원가상승요인을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것은 물가정책의 핵심을 올바로 지적한 것이다.
경제 각부문에 잠재해있는 인플레이션요인을 상호 견제하고 조화시켜 나가야만 물가정책은 성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우리 경제를 괴롭히던 해외인플레이션요인은 크게 호전되고 있어 물가정책수단만 효율적으로 작용한다면 만성적인 인플레이션 추세를 수습하는데는 더할 수 없는 좋은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82년말까지는 원유가의 급격한 상승이 저지될 전망이 뚜렷하며 그에 따라 국제원자재가도 상당기간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의 농산물 대풍작으로 국제작물수급사정도 완화될 것이 틀림없다.
거기에 대내적으로는 역시 추수의 풍작등으로 올해 물가상승을 주도하던 식료품가격의 상승이 크게 둔화될 것이다.
이처럼 물가안정을 실현할 호기에 정부의 경제정책이 물가안정에 집중된다면 82년 물가상승율은 당초 목표인 14%를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물가안정이 이루어지면 기업의 투자의욕도 일어나고 생산성향상과 품질관리의 강화로 우리상품의 국제경쟁력도 본질적으로 보강되어 지속적인 윤출증대가 뒤따른다.
전대통령은 물가안정과 함께 민간부문의 역할을 확대하여 기업활동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시장기능을 살려 기업의 창의력과 자기개발능력을 마음껏 발휘토록 하는 것은 경제의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하다.
정부는 재정·금융등의 정책수단을 통해 경제의 흐름을 간접적으로 조정해야할 것이며 국내외시장의 확대와 개발은 기업의 추진력에 맡기면 된다는 것이다.
그런 뜻에서 전대통령의 경제정책방향은 진지하고 고무적인 내용을 담고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5차계획을 달성하려면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근로자·가계가 같이 협력해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는 것은 인상적이다.
흔히 정책의 과오만 나무라는데 열을 올리고 물가안정·경기진작을 위한 고통을 분담하지 않으려는 고식적인 자세는 버려야할 때가 온 것이다.
경제정책에 이어 전대통령의 시정이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외교·국방의 강화 및 문화의 창달이다.
외교면에서는 82년이 한미수교 1백주년이 되는 해이므로 양국의 전통적 우호관계를 더한층 발전시키면서 아세안 5개국과의 협조를 긴밀히 하는등 적극적인 다변외교를 펼쳐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한일관계도 새로운 차원에서 협력관계를 형성해 나감으로써 바야흐로 그 중요도를 더해가고 있는 태평양시대를 맞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일찌기 내놓은「6·23평화통일외교정책선언」정신에 입각하여 이념과 체제에 관계없이 문호를 열어놓는다는 적극적이고 평화적인 외교정책을 거듭 천명했다.
이는 대내적인 안정이 국력신장과 어울려 대외적인 자신감을 더하게 한 결과에서 비롯된 것이다.
구체적인 예로 88년 올림픽이 서울에서 열리도록 IOC(국제올림픽위)가 결정한바도 있지 않은가.
우리는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국가인 것을 내외에 다시금 과시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반드시 해야하면서도 극소수의 망집으로 인해 하지 못하는 비원이 있다.
분단된 국토의 평화적통일이다.
전대통령의 「1·12」 「6·5」 제의를 애써 외면하려는 북괴의 저의는새삼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전대통령이 북괴의 어떠한 무력도발도 단호히 응징할 국방력의 강화를 꾸준히 해나가겠다는 것은 북괴의 적화야욕을 사전에 분쇄하여 대화의 자리에 나오도록 유도하려는 것과 gu 궤를 같이한다.
북괴를 압도하는 경제력·국방력, 다시 말해 국력이 있을 때 북괴는 스스로 깨닫고 대화 에 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자면 국방력의 충실과 대응하여 우리의 민족정신을 찾고 재정립하는 작업이 필요불가결하다.
국학연구사업, 문화재의 보존·전승은 물론이고 평생교육을 해나가는 문화·예술진흥정책이 주요시책으로 반영되어 있는 의의를 쉽게 찾을수 있을 것이다.
전대통령의 82년 시정방향은 80년대를 영광의 연대로 이끌기 위한 정책의지의 서장이라 할 수 있다.
82년이「제2의 도약」을 위한 기폭제가 되도록 온 국민은 정부의 정책을 밀어주고 정부는 언제나 국민의 편에 서서 해야할 일을 게을리 말아야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