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단두대 퇴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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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프랑스 국민회의(하원)는 18일 프랑스혁명기인 1792년 이 나라에 도입돼 지난 1백89년간 악명을 떨친 기요틴(단두대)에 의한 사형 등 모든 사형제도를 폐지시켰다.
프랑스의회는 이날 「프랑스와·미테랑」사회당정부가 집권공약으로 내건 사형제도폐지안을 찬성3백63표, 반대 1백17표로 가결시킴으로써 유럽공동시장(EC)9개 가맹국중 마지막으로 사형제도를 폐지한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프랑스국민들은 아직도 사형제도의 존속을 더 바라고 있는 것으로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다.
지난1월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63%가 사형제도의 존속에 찬성했고, 31%가 반대했다.
프랑스에서는 거의 해마다 사형제도에 관한 찬반논쟁이 일어왔다.
도끼 날로 목을 치게 돼있는 기요틴은 프랑스혁명 후 공포정치시대에 더욱 악명을 떨쳤다. 「루이」16세와 「마리·앙트와네트」왕비도 이 기요틴의 이슬로 사라졌고 기요틴을 고안했던 「조제프·기요틴」자신도 결국 기요틴으로 최후를 마쳤다.
기요틴이 마지막으로 사용된 것은 지난77년9월. 한 외국인 노동자가 20세의 여자친구를 살해, 기요틴으로 사형이 집행됐었다. 지난1백89년간 4천6백여명이 기요틴에 의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고 현재 6명의 죄수가 기요틴에 의한 사형을 기다리고 있었다.
프랑스의 명우 「알랭·들롱」이 주연한 갱영화에 몇 번 등장했던 보기에도 섬뜩한 느낌을 주는 기요틴도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로 사라지게 됐다. 【파리=주원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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