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초청 영리에만 급구|미국의 외국학생교류 알선 회사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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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매년 수만 명의 외국학생들이 학생교류계획에 따라 미국에 오고있으며 이들은 국제적 이해증진이라는 순수한 뜻을 갖고 숙식을 제공하는 미국가정들의 후대를 받는다. 그러나 이런 학생들을 미국에 주선하는 미국의 알선업체가 부정을 저지르고있어 문제가 되고있다.
미국 안에는 현재 외국학생을 초청하는 알선회사가 수백 개가 난립하고 있다. 수천 명의 외국학생들이 미국에서 연수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이들에게 무료로 숙식을 제공하고있는 미국가정들의 선의와 환대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외국학생들의 연수계획을 추진한 미국알선회사들은 학생들에게 숙소제공을 약속해놓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는다든지 성적으로 무절제한 행동을 일삼아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것은 이 회사들이 외국학생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미국가정들의 희생을 댓가로 영리를 추구하고 있지 않나 하는 것이다.
지난해 미국에 온 서독여고생인 「다이아나· 힌데리히」 양은 미국연수를 주선한 회사에 6천8백 마르크 (약2백66만원)를 지불했는데 나중에 이들의 사용내용을 문의 했을 때 회사측은 항공료 2천5백 마르크, 보험금 2천 마르크에 나머지는 잡비로 쓰였다 고만 대답했으며 자신이 미국에 도착한 후 회사측이 돌보아 준 것은 단 한가지도 없다고 털어놓았다. 「힌데리히」 양은 『회사측은 우리를 미국가정에 배정시키는 데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으며 단지 돈만을 목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는 외국학생교류 알선역할을 하고있는 사설단체들의 무책임한 행동을 견제하기 위해 규제국을 설립하자는 이야기들이 나오고있다.
미 국제교류처 (ICA)교환방문 계획국의 「짐·켈먼」 부국장은 『외국교환 학생들에게 성심 성의껏 봉사하는 단체들이 있는가하면 무절제한 단체들이 있다』 고 말하고 『문제는 심각하다』 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내에서 ICA가 규정한 .자격요건을 갖춘 비영리 학생교류 계획알선단체는 25개소뿐이며 나머지 수백 개 단체는 ICA의 승인을 받지 않은 채 활동을 벌이고있다.
미국가정이 외국학생들에게 숙소를 제공할 경우 1년간 드는 비용은 음식제공이 포함되느냐 또 입주학생들이 고국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가지고 오느냐에 따라 8백∼1천5백 달러로 다양한데 이들 학생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미국 가정들은 이 같은 비용을 지불 받지 않으며 단지 정부로부터 매달 50달러의 소득세 감면혜택을 받을 수 있을 뿐이다.
국제학생 교류계획을 주도해온 미 현장 봉사회 (AFS)의 「빌·디얼」회장은 미국의 국제학생 교류 알선업이 『잡동사니』 와 다를 바 없다고 시인하면서『특히 우려되는 바는 상당수의 알선업체들이 교환학생·입주가정 선택 및 제반절차에 관한 뚜렷한 원칙들을 가지고 있지 않은 채 영리만을 추구하려하는 풍토』라고 말하고『상당수 단체들은 하루살이 단체에 불과하다』 고 지적했다.
매사추세츠주의 한 대학에서 영어교육을 받게 해 준다는 약속을 믿고 미국에 온 멕시코의 꽈달라하마 출신 「사바스·가르시아·군티에레스」(15)같은 어린 학생은 미국 도착 후 한 교회의 지하실에 수용됐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UPI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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