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카드 사용액 절반은 요우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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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쩌스 용 셤머 쭈어 더?(이거 뭘로 만든 건가요?)”

 “쩌 뚜어 샤오치엔?(이건 얼마예요?)”

 ‘관광의 메카’로 불리는 서울 중구 명동 거리.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사방에서 중국어가 들린다. 상점마다 한자로 쓴 간판을 내걸고 넘쳐나는 ‘요우커(중국인 관광객)’ 끌기에 열을 올린다. 실제 올 상반기 외국인이 국내에서 쓴 신용카드 사용액 중 절반 이상을 중국인이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요우커들은 지난해 외국인 신용카드 사용액의 48.1%를 쓰며 처음 1위에 올라섰다. 전체 사용액의 절반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카드가 14일 한국문화정보센터와 공동으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상반기 국내 카드이용액은 4조82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2% 늘었다. 국가별 비중은 중국(52.8%), 일본(16.8%), 미국(8.3%) 순이다. 2조5514억원을 쓴 중국인들이 2·3위인 일본과 미국 사용량을 합한 액수보다 2배 넘게 카드를 썼다. 홍콩, 대만, 싱가폴, 말레이시아 등 범화교권 국가 이용액까지 합산하면 전체 이용액의 60.5%를 차지한다.

 반면 2012년까지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했던 일본인 카드 사용액은 크게 줄었다. 3개 관광업(쇼핑·숙박·음식업) 이용액을 합산하면 중국인 사용액은 60.4% 증가했고 일본은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종의 일본인 이용액(2973억원)은 홍콩, 대만, 싱가폴,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주요국가 카드합산 이용액(3413억)보다도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관광업 외에는 의료업종 외국인 카드지출액(2294억원)이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58.9%로 크게 증가했다. 성형외과·산부인과 등을 중심으로 한 의료관광이 성행한 효과다. 의료관광에서도 중국인들이 지난해보다 87.4% 증가한 1164억원을 쓰며 1위를 차지했다. 426억원을 지출한 러시아가 2위다. 러시아인들은 국내 카드소비액 중 44%를 의료 관련 비용에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보다 외국인 카드사용액이 큰 폭으로 증가한 지역은 제주(81.6%), 경기(62.5%), 부산(51.5%) 순이다.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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