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업에 여성중역·간부 늘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미국 기업계의 경영 상층권에 여성 진출이 늘고있다.
미국 민간기업 경영진의 25%가 이미 여성들로 포진돼 있고 미국 내 우수한 민간기업 1천3백개 업체 가운데서 부장·국장 등 간부급만도 4백77명, 이사급 이상의 임원진 들도 3백 명을 상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기업계의 여성 파워현상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서비스산업의 중요성, 생산성 제고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인간관계 및 홍보·대외교섭 등 분야에서 여성들의 능력은 절대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근래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여성은 올해 들어 전체의 약26% 지난 10년 사이에 7·4배나 늘었다.
현재 경영일선에 진출해 있는 여성이 맡는 분야는 PR·인사관리·매체관리등 비교적 손익에 직접관계가 적은 것들이다.
그러나 급여 면에서는 경영학 석사학위 취득자의 경우 남성보다 연평균 9천3백사달러가 적다.
미국 여성 중 가장 많은 봉급을 받고 있는 사람은 「줄리에트·모런」 (64) 여사. GAF두의 회장으로서 연봉 15만 달러 (약1억원)나 된다. 2O세기 폭스사의「랜싱」사장이 여성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비록 여성의 진출이 활발해져 가고있으나 아직은 여성이라는 성별 문제에서 오는 장애가 완전히 가셔진 것은 아닌 것 같다.
「존·행코크」상호 생명 보험회사 부사장 직을 맡고 있는 「셀러」 (61) 여사는 직장생활 2O여년 만에 겨우 부장에 승진했다.
남성사원들의 대 여성 선입관도 아직은 많은 부분이 시정되지 못한 채 작용하고 있다. 어떤 사원은 여성이 참모가 되는 것은 일단 수긍을 한다고 해도 여자가 남자의 할 일과 몫을 침범한다고 했을 경우 그때는 끝장이라고 열변을 토하기도.
현재 시그램사의 한 자회사 부사장 직을 맡고 있는「메리·커닝햄」여사는 29세의 나이에 벤딕스사 기획담당 부사장에 취임했으나 친구이자 이 회사 회장인 「월리엄·에이지」와의 유별난 친분이 오해로 번져 해고되기도 했다.
여성측에도 문제는 있는 듯. 한 전문가는 경영대학에서 공부했거나 재학하고 있는 많은 여성들은 자신을 마치 스타로 착각하고 있다고 비꼰다.
한 전문가는 또 대학원에서 여학생들에게 그들이 여자로서 자녀와 남편에게 해야하는 일들을 다하지 못하는데서 느끼는 죄의식 등을 극복하는 지혜도 가르쳐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어쨋든 앞으로 미국의 경제계는 여성의 덕을 톡톡히 보아야 할 것은 기정사실인 것 같다.이미 남성들의 전유분야로 알려져 왔던 중공업분야에까지도 여성의 경영참여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보아도 이는 실증이 된다. <외지에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