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암살기도 배후설 난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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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로마AP=본사특약】로마교황 「요한·바오로」2세가 피격된 지 4개월이 지났고 암살기도범 「알리·아흐자」가 현장에서 체포됐으나 암살기도의 배후가 과연 무엇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교황 암살기도에 배후가 있다는 설은 ▲소련의 비밀경찰(KGB)의 음모설 ▲미국 중앙정보국 (CIA)의 개입설 ▲더키의 신파시스트단체 「회색 늑대」의 소행설 ▲리비아 국가원수「가다피」의 지시설 등 네 가지로 나와있다. 그러나 이 사건을 수사하고있는 이탈리아와 바티칸경찰은 『언론에서 가상 하에 그럴 듯한 얘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자유이지만 우리는 사실만을 근거로 수사하고있다』고 한마디로 일축했다. 경찰당국은 영국의 한TV가 KGB의 개입설을 보도한데 대해서도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그 보도에 어떤 의미를 주기 때문에 논평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 경찰간부는 KGB가 개입됐다는 증거는 결코 없다고 강조했다. KGB의 개입설은 영국의 템즈TV방송이 지난3일에 퍼뜨렸다. 교황이 자신의 조국인 폴란드안의 자유노조의 입장을 적극 옹호하고 있기 때문에 소련의 KGB가 교황을 제거하려했다는 것이다. 또 저격사건이 있었던 지난 5월13일을 전후하여 교황이 폴란드를 방문할 계획이었으며, 그 경우 폴란드안의 반공데모가 격화될 것을 우려하여 범행했다는 얘기다. 미국CIA의 배후설은 이탈리아에서 배포된 『소련의 오늘』이란 소련잡지가 보도했었다. 동지는 엘살바도르 문제와 중동문제, 그리고 군축문제 등에서 교황이 미국의 입장을 지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CIA가 교황을 제거하려 들었다는 것이다. 「아흐자」는 지난79년 터키교도소를 탈출할 때 「회색늑대」단체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교황 암살기도에 「회색 늑대」가 배후에 있다는 설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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