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없는 정육점시대」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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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쇠고기·돼지고기등 육류판매 방식이 바뀌어「칼없는 정육점」시대가 오고 있다. 지금까지 고기는주로 정육점에 가서 샀으나 앞으로는 위생시설을 갖춘 슈퍼마킷이나 정부직영 직판점에서 포장된 고기를 다른 상품과같이 쉽게 살수있게 한다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내년쯤부터는 가까운 식품점에서도아이스크림 사듯 여려층류의 고기를 살수있게된다.
고기의 판매경로가 다원화되는 것이다.
이같은 유통경로의 다원화는 쇠고기값 자율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쇠고기값이 자율화가 되면 값이 크게 띌 우려가 있으므로 쉽게 살수있는 방법을 따로 만들며 옛날과같이 살코기를 사먹고 싶은 사람은 정육점에가서 사고 정육점이 못 미더운 사람은 슈퍼마킷등에서 규격품을 사먹으라는 것이다.
쇠고기는 아무상점에서나 팔 수 없는 특수 상품이기 때문에 가격·수급안정이 어려웠다. 따라서 앞으로는 정육점 살코기와 포장된 규격품을 경쟁시킴으로써 소비자가 선택해서 먹을수있게 하고 값도 안정시킨다는 취지다.
우선은 쇠고기 포장판매는 축협에서 주로한다. 축협은 수입쇠고기를 위생적이고도 싸게공급하기 위해 서울에 10개의 시범직판잠을 만들어 9월1일부터 6백g당 3천원씩에 팔기로했다고 포장은 스틸로폴접시에 자른고기를 넣고 비닐로 씌운 것으로 살코기와 갈비를 함께판다.직판장에서는 한우고기도6백g담 4천1백원씩에팔고 돼지고기·닭고기·계란·치즈·버터·벌꿀도 같이 판다.
문양·라이프등 슈퍼체인에서도 포장쇠고기를 팔고 있다. 두회사는 지난12일부터 한우고기는 6백g당 4천1백원, 수입육은 3천1백원, 돼지고기는 1천9백원,닭고기는 kg당 1천8백윈씩에판매,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있다.
미양쇼핑센터의 판매담당 김동백이사(45)는『한우고기의경우 중당 5천2백50원에 경락받아 6백9당 4천1백원씩 받으면 별로 남는것이 없으나 수입육·돼지·닭고기에서 조금씩 남는다』고 밝혔다.
현재 한양은 서울·부산·금포등 12개체인, 라이프는 서울의 5개체인점에서 동시판매를 하고있는뎨 모두 부위별로 차등가격에따라 팔고있다.
농수산부는 당초 서울에만 시험판매점을 설치하려했으나 전국주요도시로 확대, 역시 9월부터공급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현재 판매점을 모집중인데 자격은 슈퍼마킷과 정육점. 반드시 냉장·냉동고 시설을 갖추어야한다.
이와함께 건국주요도시의 슈퍼마킷에서도 한양·라이프처럼 싼값에 고기를 판매해 줄것을 권유키로했다.
농수산부는 역시 시도하고있는 포장육관매가 정착되는대로 곧 부위별판매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즉 소의경우는 안심·등심· 불고기감· 갈비· 꼬리· 곱창· 도가니등으로, 돼지는 삼겹살·갈비·족등으로, 닭고기도 몸통·다리·날개등으로 나누어좋은부분은 비싸게, 질이낮은 부분은 싼값에 판다는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집가까이있는 식품점에서도 냉장·냉동고를 두고 육류를 취급하게해 정육점의 횡포를 뿌리뽑는다는것이다.

<문제점>
그러나 육류 포장판매에도 다소간의 문제는 있다. 우선 우리나라사람들의 식성이 포장된 고기보다 커다란 덩어리고기에서 직접 칼로떼어 사는것을 좋아하고 닭도 눈앞에서 잡아 사야 직성이 풀린다. 이때문에 포장판매를 할 경우 부정육이 유통될 가능성이 있다.
또 일부 시설이 미비된 슈퍼마킷이나 식품점에서 식육을 취급할 경우 유통과정에서 변질될우려가 있으므로 냉장·냉동고시설을 충분히 보급해야 한다는 문제도 따른다<신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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