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한국학 자료를 컴퓨터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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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모든 한국학 연구자료를 컴퓨터화 하기 위한 작업이 정신문학연구원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자료의 전산처리를 실무에 응용하고 있지만 전자장비자체가 로마자 사용권에서 개발된 것이기 때문에 동양 문자권에서는 아직 초기단계에 있다.
정신문화연구원이 한국학자료를 전산화하기로 한 것은 아직 정리돼 있지 못한 자료들을 종합컴퓨터에 수록함으로써 한국학을 연구하려는 국내외 학자들에게 다면적이고 신속·정확한 자료열람의 효과를 주기 위한 것.
한국학자료를 컴퓨터에 기억시켜 놓으면 사람의 힘으로는 한달 또는 1년씩 걸릴 자료도 단 몇 초에 얻을 수 있는 획기적인 편의를 얻을 수 있다. 또 방대한양의 도서목록과 인명록이 조직적이고도 다양하게 집성되어 출판문화에도 혁명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정신문화원은 1차적으로 한국학문헌목록부터 전산화하여 첫 작업으로 이미 발간한『한국학연구인명록』을 전산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신문화원은 예일대학의 「코호」박사와 일본국립민족학박물관과 협동으로 기초작업을 진행하고있다.
방대한 예산이 투입된 한국학자료의 전산화작업은 이미 발간된 자료들을 컴퓨터에 수록해 두는 작업만도 민족대백과사전 편찬사업 기간보다도 오래 걸릴 것으로 정신문화원은 내다보고있다. 가장 기본적인 난관은 한글과 한문을 부호화하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센터의 유경희 전자계산부장에 의하면 한글의 구성은 기본 자소 24개와「ㄲ」「ㄳ」등과 같은 복합자소를 합해 51자로 이를 부호화하여 컴퓨터에 넣을 경우 전자종은 2만여자에 달하지만 2천자 안팎의 글자로써도 모든 언어가 기록될 수 있으므로 한글의 전산화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한자의 부호화 역시 사용빈도가 많은 3천자까지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자를 약자로 표기할 경우 더 많은 자수를 컴퓨터에 기억시킬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과학기술정보센터·국회·서울대·중앙국립도서관·출판문화협회 등에서 업무의 일부를 컴퓨터에 수록해 이용하고 있다.
정신문화원은 한국학자료의 컴퓨터화 작업방향과 체계를 모색하기 위해 19∼20일 관계인들이 모여 국제회의를 갖는다.
이 자리에는 한국측에서 정기돈(정신문화원 문헌자료부장), 성택경(국회도서관 사서국장), 유경희(과학기술정보센터), 이기영 교수(동국대)와 미국 하버드대학의「와그너」박사가 참석한다.<안길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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