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으로 담배끊는다 58명 중 52명이 효과|경희대 한의과 침구 연구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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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방의 침으로 담배를 끊게 하거나 피우는 양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논문이 나왔다. 이같은 이론은 금년 초 미국과 프랑스에서도 나왔지만 우리 나라에는 처음이다.
경희대 한의과 대학 침구학 교실의 강성길·최익선·김재규 교수 팀은 13일부터 2일간 부산에서 개최되는 전국 한의학 침구 학술 대회에서 발표한 논문에서 침의 단연 효과를 주장했다.
강 교수 팀은 79년10월부터 80년5월까지 8개월간에 걸쳐 경희대 한방 병원을 찾은 환자 중 금연을 원하는 남자 37명, 여자 21명을 무작위로 추출, 실험했다.
이들에게 쓰인 침은 직경 0·25mm, 길이 3cm의 스테인리스 스틸 침으로, 단연 지원자의 양쪽 귀에 있는 폐·내분비 등 5개 경혈에 2∼3mm 깊이로 놓았다.
일단 침을 꽂고 나서 20∼25분간 놓아두거나 반창고를 사용, 3∼4일간 침을 꽂은 채로 두었다. 침을 꽂고 있는 동안은 하루 몇 차례씩 침을 손가락으로 누르도록 하면서 l주일에 2회의 간격으로 시술했다.
58명의 치료 대상자 중 1∼2회 치료를 받은 사람이 7명, 3∼4회가 21명, 5∼6회가 15명, 7∼8회가 8명, 9회 이상이 7명이었다.
이러한 치료 결과 하루 20개비 이하를 피우는 1그룹 18명에서는 남자 3명, 여자 5명이 완전히 담배를 끊었고, 남자 2명과 여자 3명은 흡연량이 4분의 1 이하로 줄었다. 하루 21∼30개비를 피우는 2그룹 23명 중에는 남자 5명, 여자 2명이 단연했고 남자 6명, 여자 l명이 4분의 l 이하로 줄었다.
31∼40개비를 피우는 3그룹 11명에서는 남자 3명이 단연, 여자 3명과 남자 4명은 4분의 l이하로 줄었다.
하루 2갑 이상의 4그룹은 남자 6명 중 2명이 단연, 2명이 현저히 개선되는 결과를 얻었다.
전체적인 결과로는 단연과 4분의 1 이하로 줄인 사람이 모두 33명으로 74·5%가 큰 효과를 보았고, 흡연량을 2분의 1 이하로 줄인 사람까지 포함하면 52명에 이르렀다.
연구팀이 침을 놓으면서 조사한 담배를 줄이게된 동기를 보면 ▲침을 맞게 되면서부터 담배에 대한 생각이 줄어들었다. ▲담배 맛이 쓰거나 담배 연기가 싫어졌다는 대답 등 대부분 담배를 끝까지 피우지 않거나 연기를 폐에까지 넣지 않게 된다고 응답하고 있다.
그외의 현상으로는 일부가 침을 맞고 한동안 입안에 침이 많이 나왔다는 것과 체중이 는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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