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에 장학금을"|대학가에 동창 상대 모금 운동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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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어려운 후배들에게 선배들의 따뜻한 손길을…』-.
2학기 등록을 10여일 앞둔 요즘 전국 각 대학가엔 「동참 장학금」 유치 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동창회나 교우회 조직 등을 통해 국내외에서 활동 중인 선배들의 명단을 작성, 장학금 모금 목표를 정하고 협조 공문을 보냈거나 보낼 채비를 하고있다.
또 일부 대학에선 재학 중에 장학금을 받았던 선배들을 대상으로 『후배들에게 장학금 돌려주기』 운동을 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각 대학의 이 같은 움직임은 「7·30」 조치로 대학생들의 가정 교사길이 막힌 데다 각종 기존 장학금만으로는 혜택의 폭이 좁아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문교부는 최근 이 같은 점을 감안, 대학의 장학금 확충 방안에 관한 지침을 각 대학에 시달, 동문 장학금 조성 등을 권장토록 했었다.
문교부는 이 지침에서 여름방학 중 각 대학은 동창회를 열어 동창회 장학 법인을 설립하고, 이를 오는 31일까지 보고토록 하는 한편 장학 기금 모금을 위한▲동문 중 고위 공직자, 재학 때 장학금 수혜자, 기업인을 통한 모금 활동 ▲일반 동문 회원의 정기 납부 캠페인 ▲바자·음악회·전시회 등 동문회 사업을 통한 모금 ▲개인 명의 장학금 확대 방안 등을 활용토록 했다.

<서울대>
47년 (1회)부터 69년 (23회) 졸업 동창 8천6백44명을 대상으로 8억3천6백만원의 장학 기금 확보 계획을 짰다.
이 가운데는 ▲경제계에서 기업체 부장급 이상, 서울지구에서 병원이나 약국을 개업한 사람 등 4천38명 ▲학계에서 대학의 전임 강사 이상과 교육계에서 중고교 교감·장학관 이상 3천4백48명 ▲국회의원 75명 ▲판사·검사·변호사 및 서기관급 이상의 공무원, 중령 이상의 군인 등이 1천83명으로 1인당 장학 기금 할당액은 연간 10만∼15만원 골이다.
서울대는 기금이 확보되는 대로 빠르면 2학기, 늦어도 내년부터는 이를 활용해 극빈 학생2천5백여명에게 등록금 전액과 월 5만원씩의 생활비를 지급한다. 지난 학기엔 전체 학생 1만6천명의 47%에 해당하는 6천35명에게 등록금 전액 또는 일부에 상당하는 장학금이나 근로 장학금을 지급했다. 여기에 동창 장학금이 조성되면 모두 8천5백여명의 학생들이 장학금 혜택을 받게 된다.

<고려대>
고려대는 교우회를 통한 동창 장학금 모금과 함께 재미·재일 교포 재벌들의 장학 사업 참여를 권유키로 했다. 이 같은 방침에 대해 지동식 학생처장은 『현재와 같은 경제 여건에서 일반 기업체의 장학금 증액이나 국가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2학기부터는 장학금을 주는 사람과 받는 학생이 한 자리에 모이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 서로가 긍지와 고마움을 나누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우선 2학기에 동창모금 5천만원과 등록금 재원 5천만원 등 1억원의 장학금을 증액, 1학기의 8억5천만원에서 9억5천만원으로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 동창 장학금 모금액을 계속 늘려나가기로 했다.
지난 학기엔 재학생 2천2백17명에게 등록금 재원 장학금 6억5천2백여만원, 7백16명에게 2억41만원의 교외 장학금을 지급했다.

<연세대>
연세대도 동창 장학금 조성 운동에 나서 의대는 지난 59년부터 73년까지 졸업생 중 장학금을 받으면서 학업을 마친 3백명의 동창 (재미 2백명, 국내 1백명)에게 최근 『후배의 학도에게 장학 기회를 확대해 주기 위해 재학 때 받은 장학금을 되돌려주기 바란다』는 서신을 발송했고, 이들 중 이미 국내에 있는 동창 30여명으로부터 3천여만원의 기금이 들어왔다.
소진탁 학장은 『모금 편지 한장으로 동문들이 이처럼 호응해 줄줄은 몰랐다』면서 『재미 동문들도 서신을 받게될 내주쯤이면 대거 참가할 것으로 보여 「장학금 이어 주기 운동」은 예상 밖의 성과를 거둘 것 같다』고 말했다.
소 학장은 『동문들이 당시 받은 장학금을 현재의 등록금으로 환산, 1백만원 또는 거기에 30∼40%를 가산해 내놓고 있어 3억원 이상의 기금이 모일 것 같다』며 『앞으로 돈이 없어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은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권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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