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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소시지 생각보다 쉬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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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철 총주방장(오른쪽)이 소시지 반죽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사진=김경록 기자

지난달 29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1층 그랜드키친에서 江南通新 독자 8명과 쿠킹 클래스를 했다. 배한철 총주방장과 최대로 셰프가 돼지고기 소시지 만드는 법과 소시지에 어울리는 채소·과일 처트니(과일·채소 등에 설탕·향료를 넣고 끓여서 만드는 요리) 만드는 법을 알려줬다.

 본격적인 수업에 앞서 독자들은 다양한 소시지와 콜컷(cold cut)을 맛봤다. 배 총주방장은 바게트에 콜컷을 얹어 만든 즉석 샌드위치를 건냈다. 그는 “소시지가 무조건 몸에 안 좋다는 건 잘못된 생각”이라며 “빵이나 채소와 함께 먹으면 한 끼 식사로 손색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클래스는 배 총주방장이 먼저 시연하면 독자들이 따라했다. 소시지는 메이플 시럽을 넣은 아침 식사용으로, 짠맛·단맛이 조화를 이루는 데다 훈연 과정이 없어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미국 뉴욕에서 아침식사 대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단다. 배 상무는 소시지에 가장 적합한 돼지고기 부위로 앞다리와 뒷다리를 꼽았다. 지방과 순살코기 비율이 2:8 또는 3:7로 소시지에 필요한 지방이 적당히 들어있기 때문이다. 삼겹살이나 목살은 지방이 너무 많아 적합하지 않다.

 배 상무는 “소시지는 반죽에 어떤 재료를 넣느냐에 따라 종류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마늘을 넣으면 마늘소시지, 카레가루를 넣으면 카레소시지 이런 식이다.

 소시지 만들기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잘게 다진 돼지고기에 준비한 재료를 차례대로 넣어 치대면 반죽이 완성됐다. 물론 몇 가지 지켜야 하는 규칙은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게 재료 넣는 순서다. 배 상무는 “소금을 제일 먼저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금이 반죽에 골고루 퍼져야 하는 것은 물론 고기 점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부족한 지방을 채워주고 풍미를 더해주는 올리브오일은 마지막에 넣어야 반죽이 잘된다. 세이지·펜넬씨드·아니스씨드 등 허브와 메이플 시럽도 들어가야 한다. 허브는 돼지고기 냄새를 잡아주고, 메이플 시럽은 소시지의 짠맛을 중화해주는 역할을 한다. 메이플 시럽이 없다면 설탕 시럽을 넣어도 된다.

 또 반죽을 할 땐 있는 힘껏 치대야 한다. 그래야 점성이 높아지고 공기가 빠져 식감이 좋아진다. 반죽은 타이핑백(짤주머니) 등을 이용해 케이싱(소시지 속을 채워넣는 얇은 막)에 채워 넣는다. 케이싱은 속을 채운 후 양 끝을 묶을 수 있도록 길이를 여유롭게 자른다. 배 총주방장은 “케이싱은 인터넷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며 “만약 못 구하거나 케이싱에 고기반죽을 넣기 어렵다면 소시지 모양으로 만든 후 팬에서 굴려가며 구워도 된다”고 설명했다. 팬에 소시지를 구울 땐 요령이 있다. 겉이 익으면 약불로 줄여 속까지 익히는 거다.

 마지막으로 소시지에 어울리는 처트니 만드는 방법을 알려줬다. 이날은 가을이 제철인 사과와 양파 처트니를 만들었다. 양파 처트니는 얇게 채썬 양파를 팬에서 볶다 레드와인을 넣고 졸인다. 사과 처트니는 잘게 썬 사과를 볶다 설탕을 넣어 졸이면 된다. 배 상무는 “처트니는 소시지 짠맛을 줄여준다”며 “소시지뿐 아니라 고기를 먹을 때 곁들여 먹어도 좋다”고 설명했다.

 독자 이소윤(37)씨는 “4·7살짜리 아이들이 소시지를 좋아한다”며 “사 먹일 때마다 찜찜했는데 집에서 직접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배워 유익했다”고 말했다.

배한철 총주방장의 메이플 블랙퍼스트 소시지

재료(4인분) 돼지고기 1㎏, 세이지 20g, 소금·마늘·양파·올리브오일 각 15g씩, 펜넬씨드·후추 각 12g씩, 아니스씨드 5g, 메이플시럽 50g, 케이싱 3m

만드는 방법 ①. 돼지고기를 5㎜ 정도의 굵기로 잘게 다진다. ②. 허브 세이지·펜넬씨드·아니스씨드 등을 잘게 다진다. ③. 마늘·양파도 잘게 다진다. ④. ①~③의 모든 재료를 믹싱볼에 담고 마지막으로 오일을 넣어 골고루 치댄다. ⑤. 기호에 따라 소금과 후추를 넣은 후 계속 치댄다. ⑥. ⑤를 타이핑백(짤 주머니)에 넣는다. ⑦. 케이싱을 20㎝ 정도로 자른 후 한쪽 끝을 묶고 반대편 입구쪽으로 ⑥을 적당량 넣은 후 묶는다. ⑧. ⑦을 80℃로 예열한 오븐에 넣어 10분간 굽는다. ⑨. ⑧을 팬에 살짝 구워 풍미를 더한 후 접시에 담아낸다.

송정 기자 asitwer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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