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산업 혁명」여는 반도체|한국도 주력 산업화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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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요즘 우리주변에서는 반도체·칩·마이크로 프로세서 등의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오늘날 전자공업이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반도체의 공로다. 앞으로는 정교한 반도체는 인간이 만들지만, 생활은 반도체에 의해 지배받는 사회가 된다. 전자공업에 있어 기술수명이 2∼3년에 불과한 것은 바로 반도체의 발전과 초 정밀화에 기인한다. 그 때문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반도체 기술 획득을 위한 정보·첩보전이 치열한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앞으로 반도체를 지배하는 나라가 세계 산업계를 지배할 것은 틀림없다. 반도체란 무엇이며 우리의 수준은 어떠한지 알아본다.

<반도체란>
반도체의 성분은 규소·게르마늄 등 원소의 단 결정으로 옛날 라디오나 TV의 진공관 역할을 해내는 물질이다.
진공관을 대신한 트랜지스터(TR)는 1개의 반도체로 만들어졌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수많은 반도체 소자를 한데 묶어 회로로 연결하면 흔히 말하는 IC(집적회로)·LSI(대규모 집적회로) 등의 반도체 부품이 만들어진다.
보통 1개의 개별 소자가 몇 백 개 집적되면 IC라 부르며 그 이상 5만개까지는 LSI라고 하고, 5만 개 이상 들어있는 회로는 VLSI (초 대규모 집적회로)라 한다.
현재 반도체의 정밀도는 새끼손가락의 손톱 만한 크기 (0.5×0.5cm)인 1개 칩에 1백만 개까지의 회로를 집어넣을 수 있다.
최근 특수 광선을 사용해 1개의 칩 속에 몇 백만 개의 전자 회로를 넣는 방법이 개발되어 이것이 실용화되면 단행본 2∼3권에 인쇄된 분량을 사방 5mm 정도에 기억시키게된다.
반도체 단위에 여러 가지 전자회로를 반복적으로 집어넣어 필요에 따라 절단해 쓰는 것을 칩이라 말한다.
이 칩에 일종의 전기적인 흔적을 만들어주면 입력·출력·연산·기억 등의 기능을 갖게되며 이것이 마이크로 프로세서로 제2의 산업 혁명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반도체 부품이다.
이 같은 IC도 처음에는 사람이 원하는 회로를 먼저 설계하여야 한다. 설계된 회로는 컴퓨터를 사용해 수정하고 기능을 확인한다. 이 설계를 컴퓨터에 기억시킨 후 다시 얇게 썬 단 결정에 옮겨 사진 필름을 인화하듯이 회로를 찍고, 빛을 받지 않은 부분은 용해되도록 하는 부식 과정을 거쳐 대량의 집적회로 (칩)를 만든다.
반도체 산업은 최고의 성장산업으로 지금까지 연 14%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수준 및 개발계획>
연재 국내 일부기업에서 TV와 오디오 용 IC를 생산하고있다. 특히 전자시계 용 IC는 75년 첫 제품을 생산한 이후 회로 설계·가공 등이 상담한 수준에 올라있다.
반도체 산업은 우리 실정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낮은 에너지소비와 규소자원 (양질의 모래)의 풍부, 고급 두뇌 확보 등으로 전망이 밝다.
정부의 개발 계획에 따르면 86년까지는 LSI의 기술을 완성해 생산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우선 82년까지는 오디오·시계·계산기에 많이 쓰는 중형 IC (MSI)를 개발한다. 중형 IC의 집적도는 1천∼5천 TR 수준이다. 또 83년까지는 컬러 TV용 IC와 게임 칩을 생산하며 85년에는 고급 장난감용 IC도 대량 생산될 것이다.
이러한 반도체 산업의 파급효과는 대단히 커 일종의 컴퓨터라 할 수 있는 마이크로 프로세서의 개발을 촉진하게 된다.
마이크로 프로세서는 컴퓨터 용 집적회로로 극소형 컴퓨터인 마이크로 컴퓨터에 절대 필요한 것이다.
마이크로 컴퓨터를 우리가 개발·생산한다면 충분한 국제 경쟁력이 예상되는 품종으로 분석되고 있다.
마이크로 프로세서의 적용 분야는 실로 다양하다. TV에 연결되면 가정용 컴퓨터 터미널 구실이 가능하며 포켓용 TV·자동공작기계·진단 및 검사 등 의료업무의 자동화가 손쉬워진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이용한 경량화·자동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국제 경쟁력이 전무하게 될 것이다.
반도체 산업은 가격의 30%가 개발비로 초기의 과감한 투자가 계속되지 않으면 견뎌낼 수 없다.
앞으로 우리의 주력산업이 될 전자산업이 반도체를 수입에만 의존한다면 산업의 예속화하는 상태가 되어 비약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반도체의 세대>
반도체는 지금까지 대체로 10년 주기로 발전해 가고 있다. 50년대의 진공관 세대에서 현재는 4세대인 LSI가 주축을 이루고있다.
발전과정을 보면 1세대 진공관 (50년대)→2세대 트랜지스터 (60년대)→3세대 IC (Integrated Circuit·70년대)→4세대 LSI (Large Scale Integration·80년대)→5세대 VLSI (Verylsa·5세대)로 혁신되고있다.
90년대부터 제6세대인 IEC (Integrated Equipment Component)가 개발되어 2천년 대에 주력이 될 것이다. IEC란 전자기기 하나가 모두 반도체 화되어 손가락 크기의 집에 모든 기능이 집합된 반도체를 말한다. <장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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