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가스」도박장|전체 딜러의 7%가 한국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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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 네바다주의 사막 위에 건설된 세계 최대의 도박도시 라스베이가스. 그러나 한국인 도박사가 없는 도박장은 없다.
전세계에서 모여든 노름꾼들을 웃기고 울리는 이곳의 한국인 딜러들은 줄잡아 1천4백여 명으로 전체 딜러 2만여 명의 7%에 이르고 있다.
라스베이가스 한인회(회장 이동훈)에 등록된 이 지역 교포는 5백15가구이나 실제로는 6백50여 가구 3천여 명에 이르고 있다. 이중 41가구가 다른 일에 종사하고 있을 뿐 교포가정의 95%가 카지노와 호텔에 수입원을 대고 있다.
1천4백여 명 딜러 가운데 절반 정도가 가정주부들이다.
한국인들이 라스베이가스에 정착하기 시작한 것은 1958년께. 쇼 무대에 진출한「김 시스터즈」와 이민한 이혜숙 씨(현 한인회부회장)가 이끄는「아리랑민속무용단」의 몇몇 무용수가 주저앉을 때까지 라스베이가스의 한국인은 두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였다.
70년대 이후에는 국제 결혼한 여성들이 들어왔고 최근 수년사이에는 돈벌이가 좋다는 소문을 듣고 미국의 다른 지방에서 일자리를 찾아 옮겨온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딜러의 기본급료는 월 7백∼1천 달러. 팁 수입까지 합치면 월 3천 달러 이상이다. 부부가 거의 같은 수준의 수입을 올리는 한국인들은 모두 자기 집을 갖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있다.
한인 딜러 지망생이 늘어나자 라스베이가스 한인회는 강습소를 열고 취업알선활동을 벌이고있다.
3년6개월의 딜러경력을 가진 조규화 씨가 한인회사무실에 딜러학교(?)를 차리고 카드를 섞는 방법과 던지는 요령, 계산방법 등을 강의한다. 이미 15명이 졸업해 일자리를 얻었으며 현재 7명이 배우고있다. 【라스베이가스=김재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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