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최대 섬유회사 파산...미테랑에 첫 시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파리=주원상특파원】프랑스 최대의 섬유류 생산업체인 부사크생프레르사가 최근 적자운영을 견디지 못하고 당국에 파산신고를 함으로써 프랑스의 정치·경제·사회등 각 분야에서 큰 파문이 일고 있다.
부사크생프레르사는 프랑스 굴지의 부동산및 금융재벌인 아가시위요 그룹의 주력기업으로 이 회사가 문을 닫을 경우 산하 80여 생산공장에서 일하던 2만명의 종업원이 한꺼번에 직장을 잃게돼 실업구제를 공약한 「미테랑」사회당정부에 최초의 시련으로 다가들게 됐다.
더구나 이 회사와 거래를 해온 6천3백여 납품업소와 4만여 하청업체의 연쇄도산까지 우려돼 파산신고 여파는 자못 크게 번질 기미다.
특히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섬유류 제품의 수입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계 일각에서 대두하고있어 연간 1억달러어치의 섬유류제품을 프랑스에 수출하고있는 한국의 대불 수출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것으로 예상된다.
문제의 부사크생프레르사는 그 자체가 산하에 패션계의 총아인 크리스티앙디오르를 비롯한 수십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섬유제국으로 그동안 연평균 43억프랑(5천1백16억원)의 매상으로 프랑스 제일의 섬유업체로 군림했으나 방만한 사업확장, 금리압박등으로 적자에 허덕이다가 지난 24일 릴시의 상사재판소에 파산신고를 했다.
이 회사는 금년초인 1월중에 2천 5백만프랑(30억원)의 적자를 본 것을 계기로 재무구조 개선에 심혈을 기울여 매달 적자폭을 1천만프랑(12억원)으로 줄이는데 일단 성공하는듯 했으나 약 1백 30억프랑(1조5천6백억원)에 달하는 부채, 금리인상에 따른 부담 가중, 계속적인 섬유업계의 불황으로 기사회생의 기회를 놓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사크생프레르사의 지주회사인 아가시위요 그룹은 위요가의 맏형 「앙트완·위요」를 정점으로 한「4형제 재벌」로 부사크생프레르와 크리스티앙디오르를 중심으로한 섬유부문을 비롯, 가구·포장·위생기기·기계류·오락용품·운수·부동산등 산업전반에 기업망을 구축한 대재벌로 총 3만2천명의 종업원에 80년 매상 1백17억프랑을 기록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