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장관 인성 중심 교원임용 체제 개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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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31 교육개혁 이후의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은 인성교육이 중심이 돼야 합니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교원단체인 한국교총(회장 안양옥)과의 정책간담회에서 밝힌 말이다. 황 장관은 2일 “우리 교육의 틀은 1995년 5·31 교육개혁 중심으로 발전했다”며 “20주년이 되는 내년엔 ‘5·31’의 공과를 따져보고 새로운 교육철학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관에 임명되고 제일 많이 고민한 것은 인성교육인데 아무리 지식이 많고 경제가 발전해도 사람다운 사람이 먼저 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경쟁과 자율이 교육의 가장 큰 목표였다면 앞으로는 인성교육이 중심이 돼야 한다”며 “너무 당연하지만 우리가 잃어버렸던 인성교육을 근본에 두고 새로운 교육철학을 정립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인성교육 방법론으로는 학급 단계별 맞춤 교육을 제시했다. 초등학교 때는 생명·안전교육, 중학교는 행복교육, 고교는 사명교육, 대학에선 봉사활동 등이다. 황 장관은 “어릴 때는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가르치고 중·고교에선 자신의 꿈과 끼를 키우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성인이 돼선 타인과 더불어 살며 어려운 이들도 도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필고사 위주의 현행 교원 임용고사 체제에 대한 개편 의사도 밝혔다. 황 장관은 “지금처럼 지식 위주로 교사 양성을 계속해선 큰 일 난다. 지식이 조금 뒤지더라도 열정과 사랑의 마음이 넘치고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교사를 키우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점수 몇 점 더 받는 현재의 방식으로 교원을 임용해선 안 된다”며 “대학 과정 전체를 보면서 인성 등 모든 면에서 합격해야 교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교총 안양옥 회장은 교대·사범대 전 과정에서 인성에 대한 교육 및 평가가 가능하도록 교육과정 전체를 개편할 것을 제안했다. 안 회장은 “바른 인성이 교사의 첫 번째 자질이라는 풍토가 조성되도록 교과과정 외에도 다양한 인성 강화 활동이 필요하다”며 “바른 인성 형성에 방해가 되는 현재의 암기식 임용체제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장관은 교육부총리의 신설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사회 발전의 가장 큰 축은 경제와 교육이기 때문에 두 분야의 부총리가 신설됐다”며 “국가가 어려울수록 교육에 더 큰 집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례로 본인이 국회의원으로 재직했던 1997년 외환위기 당시의 상황을 예로 들었다. 그는 “당시 IMF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공교육 예산을 줄일 것을 요청했지만 국회에선 오히려 교육 투자를 늘렸다”며 “그 결과 우리는 경제위기를 가장 빨리 극복했다”고 말했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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