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 여관서 1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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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노·우의 자수>
9일까지 자수를 거부했던 노·우 등 2명이 중앙수사부에 전화로 자수 의사를 밝힌 것은 10일 상오 10시40분.
노 등은 김도언 부장 검사와의 통화에서 자신은 하늘색 가로줄무늬가 있는 T셔츠에 회색바지를, 우는 베이지색 T셔츠에 밤색바지를 입고 있으며 청량리 전신전화국 앞길에서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전화를 받은 김 부장 검사는 3대의 승용차에 6명의 수사관을 대동하고 상오 11시 조금 지나 현장에 도착, 담배를 피워 물고 서성거리던 두 사람을 만났다. 두명은 수염을 말끔히 깎았으나 얼굴은 수척해 보였다.
검찰은 이들 2명에 대해 간단히 신분을 확인한 뒤 서울 구치소에 수감했다. 노와 우는 9일 하오 4시40분쯤 연신내에서 내연의 처들과 헤어진 뒤 서울 성동구 화양동에 있는 모 여관에 투숙, 1박했다.
10일 상오 6시쯤 일어나 신문을 통해 이 및 문·서 등이 모두 자수한 것을 알고는 근처 식당에서 아침을 먹은 뒤 자수했다.
한편 일당 중 우와 노는 자수하기에 앞서 상오 10시 서울 신길동 144에 사는 우의 장모 이맹심씨 (65)와 김 부장 검사에게 각각 전화를 걸어 자수할 뜻을 밝혔다.
◇우와 장모 이씨와의 통화 내용
이=지금 어디 있느냐.
우=청량리에 있습니다. 애( 장모에게 맡겨놓은 5세된 아들을 이르는 듯)는 잘 있습니까.
이=엄마·아빠를 찾고 있다.
우=아내는 어떻게 됐습니까.
이=검찰청에 있는데 어쩌면 오늘 나올지도 모른다고 하더라. 너도 빨리 자수해라.
우=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대검에 자수 전화)
◇노은상과 대검 중앙수사부 3과장 김도언 부장 검사와의 통화 내용 (10일 상오 10시40분)
노=김도언 부장님입니까. (완전히 풀 죽은 목소리로)
김 부장=미스터 노구나.
노=(응답 없음)
김 부장=미스터 노지.
노=그렇습니다. 같이 있습니다.
김 부장=만나서 얘기하자.
노=좋습니다. 청량리 전신전화국 앞 공중전화 박스에 있습니다.
김 부장=나는 검은색 양복상의를 어깨에 걸치고 그리로 가겠다. 잠시만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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