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의 묘 살려 부작용극소화를…|새 대학입시제도에 바라는 각계의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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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문교부가 3일 발표한 82학년도 대입전형방법은 81학년도에 비해 상당히 개선되긴 했다. 그러나 정도의 차만 있을 뿐 적지않은 문제점들을 여전히 안고있다. 일선고교교사들이나 학부모들은 이같은 문제점들을 제도운용의 묘를 살려서라도 최대한 해소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새 전형방법을 어떻게 운용해야할까. 이를 도맡아온 문교당국자의 말과 진학지도교사·학부모의 바람을 알아본다.
[반진연씨] <서울서라벌고교교사>
82학년도 대인전형방법으로도 81학년도의 전형방법에서 크게 개선된것 같지는 않다. 지난번 입시에서 나타났던 혼란과 부작용이 다소 줄어들지는 몰라도 여전히 눈치작전·허수경쟁등의 문제는 남아있다.
어쨌든 기왕에 확정발표된 정형방법을 시행하기도전에 손질할수도 없는데다 마땅한 개선방법을 찾을 수 없는 상태라면 우선 전·후기대학만이라도 제도적으로 안배해 6대4내지 적어도 7대3정도는 되도록 했으면 한다.
또 대입학력고사 실시일정도 하루 빨리 발표해 주어야할 것 같다. 그래야만 일선학교는 수업진도를 이에 맞출수있고 수험생들의 입시준비에도 혼란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당국에 대해서는 82학년도 입시요강을 빨리 확정, 전·후기문제와 복수지망문제등 대학별 전형방법을 알려주었으면 한다.
동일대학내의 복수지망은 2, 3지망에 대해 일정점수의 감점정도는 몰라도 2, 3지망 학과가 정원미달일때 한해 허용하는등의 조건을 붙여서는 곤란하다.
이는 지원한 대학의 인기학과에 낙방한 학생이 2, 3지망을 하고도 그 학과를 1지망으로 지윈한 수험생만으로도 이미 정원을 초과해 버렸다면 실제로는 2, 3지망의 길이막혀 복수지망의 효과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모집계열 또는 학과별 지원상황과 지원자의 성적을 2∼5점단위로라도 발표해주기 바란다. 이는 수험생들의 학과 선택에 편의를 줄뿐아니라 상위득점자의 재수를 막는 길이기도하다.
[김찬재씨] <문교부대학교육국장>
수험생을 위해 최선의 방안을 마련한다고는 했지만 완벽하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6월중 전국대학교무처장회의와 시·도교위학무국장회의를 소집해 여러가지 상황에서 예상되는 문제점을 추출, 이에 대한 보완책을 세목별로 정리해서 7월안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진학지도교사나 학부모·수험생이 전형을 치르는 과정에서 도움이될 수 있는 가이드북의 형태를 만들어 내겠다. 그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년 대입전형 현장에 적용될 때까지는 생각지 못했던 문제점이 나올때마다 보완해나갈 방침이다.
사실 전형방법에 대해서는 백 사람이면 백가지 의견이 있기때문에 최종방안확정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 대학과 고교, 학부모와 수험생등 당사자들에게 모두 결정적 불이익을 주지 않으면서 수험생의 선택폭을 최대한 보장하는 원칙을 정하고 이번 방안을 결정했다.
그런대로 대학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미달이나 재수현상해소요구를 충족시킬수 있다고 본다. 처음에는 학력고사전에 지원을 하도록하는 선지원과 후에 지원하는 후지원을 논의, 4개월동안 수험생의 입장에서 10개의 안을 내놓고 압축해왔다.
지난5월9일 4개시안을 내놓기 직전까지 3개의 시안을 만들었다가 수험생의 선택기회 최대한 보강이란 측면에서 제4안, 즉 전·중·후기대구분만을 추가했으나 공청회에서 반응이 좋지않아 폐기됐고 이번에 보완발표한 제2안으로 의견을 모았지만 어딘가 구멍이있는 것같은 허전함을 느껴 시행상의 문제점을 보완했다.
고교에다 원서발급대장을 작성비치토록 하는등 관리상의 어려움을 안겨줘 미안하다는 생각이 있다. 그러나 모든 수험생과 학부모가 수긍할수 있는 최선의 전형관리를 위해 협조를 바랄뿐이다.
대학과 고교에서 적극협조하면 내년 대입전형은 순조롭게 치러질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각 대학에 대해서는 입학요강을 종래보다 훨씬 앞당겨 10월쯤 발표토록해 수험생들의 지망학과 선택에 도움을 주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대학별 모집학과 정원신청을 9월이내에 승인토록 노력하겠다고 또 고교에 대해서는 지윈서발급상의 불편을 덜어주기위한 지원방법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진로지도 정보를 계속 제공토록 하겠다.
[김순덕씨] <학부모· 서울연저동120>
새대입전형방법은 81학년도에 비해서는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년입시에서 나타났던 눈치작전이나 허수경쟁, 고득점자의 탈락우려 등을 완전히 해소할 수는 없을것같다.
원서접수상황을 수시로 발표하고 원서접수마감 결과를 모집단위별로 공개한다지만 여기는 복수지원자가 그대로 포함된 것이어서 사실상의 경쟁률을 가늠할수가 없다.
뿐만아니라 지난번처럼 학교체면이나 지망자 유인책으로 경쟁률을 실제보다 높이거나 낮추어 발표하는 대학도 있을지 모른다.
거기다 문교부는 대부분의 대학이 전기에 몰려 있는 것을 내년에도 전·후기별로 안배하는 방안을 강구하지 않고 있어 전기대에 낙방한 학생들의 갈곳이 마땅치 않다.
수험생을 가진 학부모들은 이번 대입 전형방법을 보고 누구나 이같은 우려를 갖게 될 것이다.
문교부나 대학당국은 수험생이나 학부모들의 이같은 우려를 될수록 줄일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운용의 묘를 기해야 할 것 같다.
지원서에 2개대 지원 및 동일대학내의 복수지망사항을 기록하도록 돼있으니 원서마감결과를 발표할 때 어렵더라도 복수지윈자 분포상황까지 공개해 주었으면 한다.
또 대학별 입시요강을 하루속히 확정, 대학자율에 맡겨진 동일대학내의 복수지망허용여부와 1·2·3지망자에 대한 사정조건(2·3지망자에 대한 감점) 등 궁금증을 풀어주어야 할것이다. 이와 함께 대학의 전·후기도 제도적으로 안배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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