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유산 허용하는 나라가 늘어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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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소련에서는 1명의 임신 가능 여성이 일생동안 평균6번의 낙태수술을 경험하고 있으며 중공에서는 정부가 낙태를 인구억제방법의 하나로 간주, 은근히 강요하는 등 교황「요한 바오로」2세의 강한 반대와 호소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경향은 낙태수술을 허용하는 쪽으로 기운 것으로 AP통신은 전했다.
지난 4월 유엔산하 3개 인구조사기구가 조사해 보고한 통계에 따르면 80년 1년 동안 전 세계에서 실시된 낙태 행위는 3천만∼5천5백만 건에 달한다. 놀라운 것은 이들 낙태의 절반은 불법적으로 이뤄졌으며 불법행위의 절반은 선진국가에서 자행됐다는 사실이다.
AP통신이 조사한 세계 각국의 낙태수술비용을 보면 폴란드에서는 무료, 네덜란드에서는 공인가격으로 미화 12달러(한화 약8천5백원), 스위스에서는 50달러(한화 3만5천원), 베네수엘라에서 불법으로 낙태수술을 받으려면 2백 달러(14만원)정도를 내야한다.
미국·오스트리아·뉴질랜드 등 지역과 가톨릭·이슬람교 등 종교권에서는 낙태행위를 거세게 반대하고 있으나 전반적인 경향은 낙태찬성의 기류로 넘어간 듯 하다는 것이 AP통신의 결론이다.
세계의 지역별 낙태법에 관한 현황과 반응은 다음과 같다.
▲서유럽지역=스웨덴·덴마크·아이슬란드에서는 30년대부터 낙태법을 실시, 임신 후 12주(3개월)이내에는 「합당한 필요성」에 따라 낙태를 시킬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고 영국에서는 67년 낙태법을 제정, 출산이 낙태보다 더 위험하다고 판단했을 때 수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밖에 프랑스·오스트리아·서독에서도 낙태를 인정하고 있으며 이탈리아국민들은 교황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금주에 실시한 국민투표에서 압도적으로 낙태법을 찬성했다.
네덜란드는 낙태수술의 자유지역. 연간 4만 여명의 외국인들이 이 나라를 찾아 수술을 받고 귀국한다.
▲소련 및 동구지역=피임방법이 개발돼있지 못한 소련에서는 낙태수술을 인구억제방법의 하나로 간주하고 있는 형편이며 동독·체코를 제외한 동구공산권 국가에서는 60년대에 들어서며 인구증가책과 함께 낙태를 금지시켰으나 결과적으로는 몰래 실시하는 수술로 인한 사고 때문에 사망률만을 높인 셈이 됐다.
폴란드에서는 국립병원과 보건소에서 무료로 수술을 해준다.
▲아프리카지역=잠비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의사의 진단에 따라 낙태를 허용할 뿐 대부분의 경우 낙태는 금지돼있다.
▲아시아지역=전 세계인구의 4분의 1을 점하고있는 중공에서는 인민일보가「1가구 1자녀정책」을 위해서는 낙태 및 임신중절수술을 해야한다고 권유할 정도. 일본에서는 76년도에 낙태 허용 기간을 임신 후 28주(7개월)이던 것을 24주(6개월)로 내렸다. 필리핀은 철저한 낙태반대국가.
▲중동지역=회교 성전인 코란이「낙태는 살인이다」고 규정, 낙태가 엄격히 금지돼 있으나 레바논·시리아·요르단에서는 심지어 종합병원·보건소 등에서도 눈을 피해 낙태수술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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