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링크드인'에 프로필을? … 계정 5개나 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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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와 비즈니스 파트너 맺고 싶어요”

학력사항
1993~98년 귐리겐 국제학교
1998~2000년 리베펠트-슈타인횔츨리 공립학교
2002~2007년 김일성 대학

경력사항
2011년12월~현재 인민군 최고원수 겸 조선로동당 최고 지도자
2012년3월~현재 조선로동당 제1비서’


비즈니스 인맥 만들기 SNS인 ‘링크드인(LinkedIn)’에 올라온 프로필이다. 2003년부터 운영된 링크드인은 직장을 구하거나 비즈니스 파트너를 발굴하는 통로로 많이 활용된다. 이 프로필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http://www.linkedin.com/pub/kim-jong-un/6a/b74/895) 계정 것이다.

링크드인에서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지도자 명의의 계정들이 발견됐다.

프로필에 따르면 김정은은 자신의 기술로 핵협상ㆍ핵확산ㆍ핵무기ㆍ분노관리 등을 꼽았다. 대포동 1호 미사일 특허를 갖고 있고 한국어는 원어민 수준으로, 영어는 자유자재의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각각 적었다. 관심분야는 농구ㆍ컴퓨터 게임ㆍ음악이라고 했다. 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팔로(follow)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 프로필은 김정은 본인이 올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많다. 링크드인은 본인 확인을 거치지 않고 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해외 네티즌이 패러디 목적이나 장난삼아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다른 김정은 계정들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링크드인엔 북한의 김정은 명의의 계정은 모두 합해 5개다.

한 계정( http://www.linkedin.com/pub/kim-jong-un/74/550/821)에선 ‘김정은’은 “사람들이 나보고 ‘짜리몽땅하고 매우 화를 내고, 뚱뚱한 손가락을 (핵무기) 버튼에 올려놨다’고 하지만 이건 서방 제국주의 돼지들의 거짓말”이라며 “난 얌전하고 사려깊다. 고양이와 시, 피크닉, 산책, 오티스 레딩(미국의 유명 리듬앤 블루스 가수)을 좋아한다”고 했다. 또 “거미를 무서워하며 자기 전 코코아 마시기를 좋아한다”고 썼다. 경력사항으론 “2011년 12월부터 현재까지 일본을 겁주고 미국을 약올리며 ‘강남 스타일’ 춤을 추고 있다”고 했다.

또다른 김정은 계정(http://www.linkedin.com/pub/kim-jong-un/63/944/616)에선 ‘조선로동당 제1비서’ 경력사항에 대해 “나는 비서가 되기 싫었지만, 아버지(김정일)는 ‘직함에 불과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 내가 뭘 해야됐는지 아무것도 몰랐다. 그러나 모두들 어쨌든 내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타고난 능력”이라고 기술했다. 이 ‘김정은’은 공개처형ㆍ숙청ㆍ정치범 수용소 보내기 등을 기술로 나열했다.

링크드인엔 고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http://www.linkedin.com/pub/jung-il-kim/23/3b5/8a)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http://www.linkedin.com/pub/kim-yong-nam/51/563/43)의 계정도 있다.이 두 계정은 김정은 것과 달리 사뭇 진지하다. 경력사항과 학력사항이 비교적 자세히 적혀있다. 김 전 위원장의 경우 1970년 몰타에서 1년간 영어를 배운 사실도 들어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ongang.co.kr
[사진 뉴시스, 노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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