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 야당' 지지율 반토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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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이 3월 창당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갤럽이 29일 발표한 여론조사(8월 26~28일)에서 새정치연합 지지율은 21%였다. 28일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공개한 새정치연합 지지율은 16.6%. 리얼미터 조사에서 새정치연합은 장외투쟁을 시작한 26일 22.6%를 기록한 이후 27일 18.8%, 28일 16.6%로 연일 하락 중이다.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새정치연합은 23.2%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였던 지난 6월(30.7%)보다 7.5%포인트 낮았다. 장외투쟁에 나선 새정치연합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세 여론조사기관의 추세가 비슷하다.

 새누리당은 세 기관의 조사에서 40% 중·후반(44~47.7%)의 지지율을 유지했다. 옛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합당 선언 직후 새정치연합은 42.4%(리얼미터, 지난 3월 5일)까지 지지율이 상승한 적이 있다. 당시와 비교하면 절반 또는 그 이하 수준이다. 강경론자들에 의해 거리로 나선 새정치연합이 지불한 비용이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새정치연합이 두 차례 세월호특별법에 대한 여당과의 합의를 깨놓고 장외투쟁에 나서면서 지지층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외투쟁이 정당의 지지율에 악영향을 준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김한길 대표가 이끌던 민주당의 지지율은 9.9%까지 추락했다.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해 8월 1일부터 54일간 이어진 장외투쟁의 후폭풍이 반영된 결과였다. 민주당은 장외투쟁 이전엔 20%대 중반의 지지율을 유지했다.

 장외투쟁만 하면 지지율이 떨어지곤 하는 야당이지만 투쟁 장막을 완전히 걷진 않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세월호특별법 제정 촉구 당원대회를 열고, 9월 중엔 팽목항에서 서울까지 도보 행진을 할 계획이다. 그러면서도 25일부터 계속해오던 심야 의원총회와 철야농성은 29일 중단했다. 9월 1일 정기국회 개원식에도 참석하기로 했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추석을 앞두고 언론이 추석 민심과 민생을 엮어 보도하는 걸 고려해 다음 주부터는 상임위 차원에서의 민생 현장 방문 등을 시작할 것”이라 고 말했다.

 야당이 개원식에 참석한다고 해도 정기국회가 정상적으로 가동될지는 불투명하다. 새누리당과 유족이 진행 중인 세월호특별법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경태·김영환·황주홍 의원 등 장외투쟁에 반대하는 ‘15인 성명파’의 움직임은 더 활발해졌다. 이들은 다음 주 중 ‘새로운 야당의 위상 정립 및 이미지 개선을 위한 난상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강경파 의원들도 부를 계획이다. 장외투쟁 국면 속에 중도파도 세력화에 시동을 건 양상이다.

이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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