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괴저병 쇼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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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공장에서 작업도중 안전사고를 당해 치료중이던 환자가 가스괴저병이란 희귀한 합병증으로 숨졌다.
지난 14일 하오 2시쯤 서울 염창동 염화제지공장에서 믹서기 속에 신문지 등 폐품을 집어넣는 작업을 하던 인부 김창오씨(59·서울 염창동20)가 높이 2m쯤의 믹서기 안으로 넘어져 오른쪽 팔에 심한 근육좌상을 입고 인근 상림의원에서 통원치료를 받다가 18일 갑자기 가슴·허벅지 등에 타박상 비슷한 멍이 생기는 등 증세가 악화되어 영등포 충무 병원으로 옮겼으나 하루만인 19일 숨졌다.
충무병원 측에 따르면 김씨는 1천 분의1의 가능성도 희박한 가스괴저합병증에 의한 패혈성 쇼크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가스괴저합병증이란 인체의 가벼운 상처 등을 통해 침투한 균이 가스를 형성하면서 혈관과 몸의 조직을 파괴시키는 무서운 병으로 치사율은 1백%다.
이 병원 부원장 이도영 박사(39)에 따르면 김씨의 경우는 가스 괴저균이 사고당시 다친 오론 쪽 팔 뒤꿈치 상처를 통해 피 속으로 들어가 전신에 번지면서 혈관이 파괴되는 등 온몸이 썩어 들어가 신체기능이 마비되는 증세였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이 같은 균은 공장이나 사무실 등 불순한 환경에서는 어느 곳에나 잠재하고 있으나 실제 몸 안으로 침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면서 폐품 처리를 하는 제지 공장 등 공기가 좋지 않은 환경에서 작업하다가 안전사고를 당한 환자는 아무리 상처가 가벼운 것이더라도 이 같은 세균 침입에 의한 합병증에 유의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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