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최초 소음지도 완성…백96개소 대상조사|서울시내에서 조용한 동네 은평·성북·도봉구 산기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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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서울의 조용한 주택가는 강남보다 강북쪽이다. 특히 은평구·성북구·도봉구의 산기슭이 가장 조용한 동네다. 강남 쪽에서는 관악·동작구의 일부지역이 좋다. 반면 인기 있는 여의도·동부 이촌동·반포·압구정동 등 아파트지구나 영동의 간선도로변은 주거지로 적당치 않게 시끄럽다. 서울시전역의 소음분포를 한눈에 보여주는 우리 나라 최초의 소음지도가 완성돼 공해행정에 큰 도움을 주게됐다.
한국최초의 소음지도는 환경청이 지난해 한국표준연구소에 용역을 주어 조사한 「서울시 전역에 대한 소음실태 조사연구」를 토대로 최근 작성한 것이다.
서울시의 전반적인 소음실태를 파악해 장기적인 소음방지대책 자료로 삼기 위한 이 조사는 서울시가 학교(41개소) 병원(10개소) 아파트단지(4개소) 버스종점(6개소) 등 특정지역 64개소를 선정하고 환경청이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1백32개 지역을 추가해 모두 1백96개소를 대상으로 했다.
그 결과를 컴퓨터모형분석으로 처리, 소음도가 같은 등소음 곡선을 그리고 이를 서울시 가도에 옮겨 지도가 완성됐다.

<시끄러운 주택가>
지도는 서울시내 주택가의 대부분이 55데시벨 이상의 소음을 보이고 있다. 주거지는 소음도 55데시벨 이하가 적당하다. 65데시벨을 넘으면 주거지로 부적당하다.
특히 4대문 안 율곡로·종로·청계천·을지로·퇴계로 등 80데시벨 이상 소음을 보이는 간선도로주변주택가는 모두가 65데시벨을 넘는다. 한강을 따라 양안 2백∼3백m 내외도 주거지로 부적한 기다란 소음지대.75데시벨 이상의 소음을 내는 강변도로를 끼고있는 탓이다. 영동일대의 비교적 차량통행이 적은 곳도 간선도로는 70데시벨 이상 소음도를 보이고 있다.

<아파트지구>
반포·압구정·동부이촌동·서부이촌동, 그리고 여의도의 아파트단지가 모두 65데시벨 이상으로 나타났다.
소음도 75데시벨 이상인 경부고속도로와 제3한강교∼말죽거리 간선도로사이에 낀 서초동 일대 남북으로 뻗친 아파트단지도 마찬가지로 65데시벨이 넘는 소음지역 잠실도 안쪽일부를 빼곤 모두 65데시벨 이상지역.

<조용한 동네>
4대문 안에서는 가회 삼청 명륜 혜화동 등 이른바 「북촌」일대가 55데시벨 이하의 녹색지역.
세검정 연속 불광 역촌동 등 서북지역에 조용한 주택가가 많다. 장위 수유 이문동 등 동북지역도 조용한 녹색지구가 몰려있어 강북 쪽 주택가가 전체적으로 조용한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밖에 어린이대공원 주변과 용산 미8군 주변이 역시 55데시벨 이하.
강남에서는 상도 흑석 신림동 등 관악·동작구의 일부지역이 55데시벨 이하로 표시됐다.

<소음공해>
한옥은 5데시벨, 양옥은 20데시벨 정도의 차음효과를 나타낸다. 때문에 양옥이라면 옥외가 65데시벨 이상이라도 실내에서는 45데시벨 정도가 돼 그런 대로 지낼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은 통상 40데시벨 이상이면 불쾌감을 느끼게 되고 이같이 시끄러운 곳에서 장기적으로 살 경우 정서불안이나 작업 능률 저하 등을 가져올 수도 있다. 서울시의 도시개발이 소음 등 환경요소에 대한 고려가 전혀 되어있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강변과 고속도로변의 아파트단지가 가장 좋은 예.
환경청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서울시에 ▲소음규제지역의 선정 ▲고속도로변 등의 적절한 차음·방음시설 ▲학교 등 부적한 공공시설의 이전 등 대책을 세우도록 했다. <문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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