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 주5일만 수업한다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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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규호 문교부장관은 최근 국민학교의 「1주5일 수업제」를 연구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교육적인 차원보다는 교실완화가 주목적이다「주5일 수업제」를 해야 할까, 말아야할까 찬반 양론을 들어본다<사회부>

<찬성>김영식(서울대사대교수·교육행정학)|과밀학급·2부제 동시해결|외국선 보편화…교사의 일손도 덜고
국민학교 주5일제 수업 안은 대도시의 과밀학급과 2부제수업해소를 앞당기기 위한 문교부의 적극적인 접근 방법이라고 볼수있다.
이 방안은 토요일까지의 방법이라고 월요일부터 6일 중 하루를 학년 또는 학급별로 쉬게 함으로써 부족한 교실 난과 교사의 일손을 6분의1씩 줄이되. 5일에 6일간의 수업시간을 채우면서 돈 안들이고 콩나물 교실과 2부제 수업을 동시에 해결해보자는 계산이다.
주5일 수업을 할 경우과밀학급과 2부제 수업은 훨씬 완화되고 교원의 근무부담도 많이 줄어든다.
가령 3선6백명의 학생이 있는 학교가 교실이 50개 밖에 없다면, 2부제 수업을 않기 위해서는 50개 학급을 편성해야하고, 평균 학급당 인원은 72명이 된다.
그러나 5일제 수업으로 학생들이 주중 하루씩을 쉬게되면 항상 6분의1에 해당하는 6백명은 감소되고 매일 수업을 받는 학생은 3천명이되 50학급으로 편성하면 학급당 인원이 60명으로 줄게 된다.
마찬가지로 학급당 인원을 60명으로 편성하게되면 60개 학급이 되기 때문에 모자라는 교실 10개는 2학급이 쓰게돼 6일 수업을 할 때는 20개 학급이 2부제수업을 해야하지만 5일제로 하면 2부제가 없어지게 된다. 하루씩을 놀려서 6백만명에 이르는 국민학교 어린이를 5백 만명으로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수용 여건개선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고육지계로 나온 방안이긴 하지만 교실 여건은 확실히 나아질 수 있다고 본다.
사실 국민학교 교실의 과밀현상은 심각하다. 전국 10만8천3백48개 국민학교 학급 중 56%에 이르는 6만1천9백69학급의 학급당인원이 51명 이상 1백12명까지의 과밀상태다. 66명 이상의 학급만도 8천5백개가 넘는다. 이 같은 과밀상태 속에서도 9천8백88개 학급이 2부제 수업을 하고 있다. 심지어는 5학년까지 2부제 수업을 하고있는 학교도 있다.
문교부추계로는 이 같은 과일과 2부제 수업해소에 2조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고 국가예산능력에 비춰 10년이 걸려야 된다고 한다. l만여 개 이상의 교실을 지어야하고, 그만한 수의 교사를 늘려야한다.
정부는 내년에 교육세를 신설, 의무교육여건개선에 중점투자 할 방침이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연간징수액이 3천억원 정도를 크게 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당장 의 개선은 어려울 것 같다 대도시 인구집중 등으로 날로 심각해지는 국민학교의 교실여건을 장기적인 대책에만 의존하고 있을 수는 없다.
주5일제 수업은 그리 생소한 제도가 아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되어 있다. 다만 우리의 경우 모든 어린이가 주말에 같이 쉬는 것이 아니고, 낮 시간 부모부재의 가정이 평일에 쉬는 어린이를 어떻게 감당해 나가야하느냐는 문제가 남는다. 이를 위한 가정과학교간의 새로운 협조체제가 마련된다면 교육여건 개선 등에 도움이 될 것은 확실하다.

<반대>안장강(서울 구로 국만학교 교장)|현행 수업목표로선 불가능 「하루 더 노는 날」로 받아들일 우려
세부 시행계획이 밝혀지지 않은 현 단계에서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현재의 교과과목과 수업목표량아래서는 5일제 수업이 불가능하다고 본다
지금도 서울시내 대부분의 국민학교는 수업시간 수를 채우기 위해 자연학습·체육 학습 등 정서교육을 해야할 「자유학습의 날」마저 정규교과목수업시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5일제 수업을 실시한다면 고학년은 하루에 7∼8시간씩 수업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교과과정을 대독 개편하고 수업시간수도 재조정하는 것으로 알고있다.
그러나 고학년의 경우는 수업시간을 1∼2시간정도 줄여도 무방하겠지만 저학년의 수업시간은 더 이상 단축해서는 안된 다. 과밀학급완화도 좋고 2부제 해소 책도 좋지만 초등교육과정에서 꼭 이수시켜야 할 지식수준은 지켜져야 한다.
정부는 이미 10년 전에 2부제학교에서는 정규수업시간의 70∼80%만 이수해도 되도록 했던 문교부령을 폐지하지 않았던 2부제수업은 학교별로 운영의 묘를 살려 교실을 활용하면 어느 정도 완화될 수 있으며 일부학교에서는 이미 실시하고있는 방법이 있다. 4학년까지 2부제를 실시해야할 학교는 3, 4학년을 상오 8시30분까지 조금 일찍 등교시키면 하오 12시30분까지 수업을 모두 마칠 수 있다.
1, 2학년은 모두 오후반으로 편성해 3, 4학년이 사용하고 돌아간 교실에서 공부하도록 하면 1∼4학년이 1부제수업을 할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교육투자를 한꺼번에 대폭 증액한다는 것은 국가재정형편상 어렵다하더라도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어나가려는 노력이 앞서야 할 줄 안다. 단순히 교실 난 해소 목적만으로 5일제 수업을 거론한다는 것은 곤란하다.,
또 학생들을 평일에 하루씩 놀릴 경우 교의생활지도에도 많은 문제가 따를 것이다. 학생들이 마음놓고 뛰놀 장소와 시설이 많이 부족한 실정에서 어린이들이 어디에서 하루를 보내야한단 말인가.
각 가정에서도 어린이들이 쉬는 날을 효과적으로 보낼 수 있도록 지도할 수 있는 수용태세가 거의 갖춰져 있지 않은 실정이다. 우리학교는 아파트지구가 아닌데도 대문열쇠를 가지고 다니는 어린이가 많다. 맞벌이 부모가 많기 때문이다.
주5일제수업이 어린이들에게 단순히 「하루 더 노는 날」로만 받아들여 저서는 안된다.
우리의 여건이 선진국처럼 발견되어 모두가 토요일에 노는 주5일제수업이 되기 전에는 시기상조라고 생각된다.
주5일제수업은 학교가 쉬는 날 정서교육을 시킬수 있을때 그 뜻을 찾을 수 있는 것으로 본다.
과밀학급·2부제 수업의 해소는 좋으나 교육목적을 떠나 어린이들을 그대로 방치하는 식의 주5일제수업이 되어서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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