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테랑」의 불확실성시대(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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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대통령선거에서의 두회당승리후 그동안 거셌던 프랑스공산당의 사회당 비관태도가 많이 수그러지고 있다.
지난10일밤「미테랑」사회당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직후「마르셰」공산당 당수는 『조건없이 사회당정부에 참여하겠다』 고 선언했으며「미테랑」 의 의회해산조치와 함께 빠르면 6월21일께 실시될 총선에 대비해 두회당과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당의 반응은 아직까지 냉담하다.
두회당의 승리에 공산당의 협조가 절대적이었다는「마르셰」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미테랑」은 「마르셰」에게 아무런 언질도 주지않고 있다. 24일쯤으로 예정된 공식취임때까지 어떤 공식발언도 삼간다는게「미테랑」 의 뜻이기도 하나 공산당에 대한 침묵은 그의 친각이 어떤 것인가를 말해주기도 한다.
두회당과 공산당은 한뿌리를 갖고 태어났지만 창당이후 양당간의 거리는 좀처럼 가까운 때가없었다.
사회당과 공산당은 36년 인민전선때나 72년 좌파연합공동감령채택 이후의 74년 대통령선거 78년 총선때도 명실상부한「연합」전선을 구축하지 못했으며 이번 대통령선거때는 좌파세력이 분열, 각기 후보를 냈다. 지난 선거운동기간의 양당공약을 보아도 가까와질수 없는 거리를 실감할수 있다.
공산당은 최저임금의 즉각 인상을 추장했지만 두회당은 노사간의 협상등 순서를 밟아 해결할 방침이다.
스페인과 프르투갈의 구공시(EEC)가입에 대해 공산당은 적극 반대이고 사회당은 언제나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집단방위체제에 있어서도 공산당은 배대서양조약기구 (NATO) 및 바르샤바 조약기구가 동시에 해체돼야 한다는 쪽인 반면 사회당은 NATO의 재정립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해체는 생각 않고 있는 형편이다.
대통령선거전이 막 시작됐던 지난해 9월 「마르셰」공산당 당수가 「미테랑」이 당선하면 「지스카르」 대통령과 같은 테두리의 정책을 벗어나지못할 것』이라고 사회당을 공격한 일이나 『강력한 공산당의 참여없이 프랑스에서 좌파가 승리하기는 힘들다』고 호언한 것도 이같은 견해차이에서 비롯한다고 할수있다.「두회주의인터내셔널」과「미테랑」 의 관계도 「미테람」 으로 하여금 공산당과의 거리롤 넓히게하는 요소라고 볼수있다.
그간 다른나라 사회당지도자들과 「미테랑」의 관계는 썩 좋은편은 못됐다. 프랑스사회당의 공산당과의 연결(좌파연합등에서 보인) 사회당내 마르크스 주의자들의 혁명적 구호등은 사회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유럽사회주의 지도자들로부터『위험하고 무정부 주의적인것』 이란 비난을 사왔다.
특히 대부분 집권사회당인 유럽사회당지도자들이 국가간의 차원에서 야당인 프랑스 두회당과 소원했던 것도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서독두민당의 「슈미트」 수상이 「미테랑」 보다 우파의 「지스카르」 대통령과 더 가까운 것등이 한 좋은 보기이다.
일부 서구사회당간부들이 「미테랑」과 개인적인 친분을 끊지않고는 있었지만 「미테랑」당선후 이들 모두가 중심으로 축하전문을 보낸 사실을「미테랑」 사회주의인터내셔널 관계의 청신호로 보는 견해가 많다. 모처럼 호전된 상황에서 다시 공산당과의 관계를 굳힐 필요가 「미테랑」 에게 없다고 보는 이도 많다.
이제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74년 좌파연합전선때도 고배를 들었던 사회당이 사회당만으로 승리했다. 상대적으로 공산당은 약체가 되고 그동안 공산당을 지지했던 노조안에서도 공산당은 수세에 몰리고 있다.
72년에 서명됐던 좌파연합의 공동강령도 78년 총선과 이번 선거를 겪는 동안 휴지나 다름없게 되어 버렸다.
「미테람」이 좌파연합의 대통령이 아닌 이상 사회당에 있어 공산당은 더이상 주요 제휴상대는 아닌지도 모른다.
앞으로 두달 남짓한 총선 준비기간동안 양당간의 거리가 좁혀지기는 쉽지 않은 일이며 오히려 「미테랑」 이공산당의 정책수정을 요구할지도 모른다.
이미 사회당은 공산당 견제를 위한 완충세력으로서의 중도좌파결성을 서두르고 있고 지난 대통령 선거 1차투표때 약 4%의득표율을 보여 군소후보중 최대강자로 부각됐던「브리스·라론데」의 환경보호주의자 세력및 「드골」파내 좌파세력과도 접촉을 벌이고 있다.
급진좌파인 MRG는 좌파대통령의 정책을 강력히 밀고나갈 수 있도록 좌파가 무조건 연합전선을 펴야한다고 주장하고있기도 하다.
그러나 역대 선거에서 이번처럼 참패를 당한 일이 없는 공산당은 앞으로 남은 총선에서 실지를 회복하지 않으면 안될 형편에 놓여있다.
대통령선거 1차 투표때「미테랑」쪽으로 이탈한 약5%의 공산당지지 유권자들을 되찾는 일이 우선은 시급하다.
「미테랑」 대통령이 1차내각을 어떻게 구성할것이며 총선전열을 어떤 방식으로 가다드을 것인가가 바로 앞으로의 사회당-공산당관계를 가늠하는가가 될것같다.
현재 사회당은 당원중18만여명, 하원의원 1백4명, 상원의원 59명을 각각 확보하고 있고 공산당은· 당원 70만명, 하원의원 86명, 상원의윈 23명을 각각 보유하고있다.
우파인 현재의 다수파는 「드골」 파 (RPR) 가 하원에 1백35명, 상완에 33명이며 프랑스민주연합(UDF) 이 각각 1백35명과 1백9명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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