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불안한 평화유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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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벨파스트=장두성특파원】「보비·샌즈」의 장례식이 있은 7일 북「아일랜드」사태는 그의 사망직후 있었던 「가롤릭」교도들의 즉흥적인 폭동사태와는 달리 놀라울 정도로 평온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 평온은「샌즈」의 죽음이 세계적인 반응을 얻어 「에이레」공화국군(IRA) 활동 13년 사상최대의 정치적 효과를 얻음으로써 일단 휴면기를 둔 다음의 새로운투쟁방법모색을 뜻하는 것 일지도 모른다고 이곳 소식통들은 분석했다.
그러나 이 소식통들은 이정적상태가 IRA의 새로운 테러·요인납치등 조직적인 무력대치의 전조일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것으로 보고 있다.
「벨파스트」「런던메리」등「샌즈」의 사망후 이틀간 폭동이 계속되어온 지역은 갑자기 잠잠해진 가운데 보안군에 대한 총격사건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그런 예고일수도 있다고 소식통들은 지적했다.
남부지방에서 보안군 헬리콥터에 대한 총격사건이 있은것을 포함해서 이날 오전 4건의 총격사건이 있었다. 「벨파스트」시내의 한상가에서는 밤사이 한건의 폭탄투척사건이 있었는데 IRA보다 더 과격한 INLA(「에이레」민족해방군)가 자기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샌즈」의 사망이후 처음으로 경찰관 1명과 테러범 1명이 이날 사망했다. 사태는 다른 지역으로도 번져「에이레」공화국수도 「더블린」에서는 IRA에 반대하는 의회의원에 대한 암살기도가 있었다.
경찰은 IRA와 INLA가 사회지도자들에 대한 대규모 암살계획을 행동에 옮길지 모른다고 경고했다.「보비·샌즈」의 장례식은 2만명이상의 구교도인사들이 운집한 가운데 그의 집이있는 「트윈브루그」의 「세인트루그」성당에서 거행됐다.
장례미사를 집전한「뮬런」신부는 신도들에게 폭동을 피하고 평화를 위해 노력하라고 호소했는데 전에없이 많은 조객들이 7km 떨어진 「밀타운」묘지로 침묵행진을 하는 동안 신교도 거주지역을 지났지만 아무런 소요도 없었다.
장례식은 IRA의 의식에 따라 관위에 검은 장갑을 올려놓고 그위로 세발의 권총 조포를 울림으로써 끝났는데 이 자리에는 위장복을 입고 검은 베레모에 복면을 한 7명의 IRA대원들이 호위했다.
이날 북「아일랜드」전역의 구교도지역은 완전 철시상태였고 회교와 공장도문을 닫아「브비·샌즈」에 대한 구교도주민들의 지지가 압도적임은 과시했다. 「보비·샌즈」의 집이 있는 「트윈브루그」마을 입구에는 검은색 조타가 집집마다 펄럭여 이 조그마한 마을이 낳은 「민족적 영웅」에 대한 최대의 조의를 표했으며 한 벽에는 『파시스트치하의「에이레」가당신을 환영합니다』라는 야유낙서가 쓰여 있었다.
또 그가 묻힌「밀타운」공동묘지 부근에는 『여기는 IRA영토다』라는 낙서가 쓰여 있었다. 보안군은 장례행렬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식장이나 행진로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으나 경찰헬기가 계속 행진상공을 비행하며 감시했다. 한편 IRA의 정치기구인 「신페인」의 지도자는 구교도주민들에게 폭력을 삼가도록 호소하는 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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