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증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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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증권시장의 장세가 최근 며칠사이에 폭발적으로 상승하고있다. 경기에 대한 기대때문일까 아니면 시중유휴자듬의 집중 때문일까. 마침「뉴욕」「런던」동경등 세계의 증권시장들도 활황을 보여 더욱 주목하게 된다.
만약 투기성을 띤 매수책동전이 증시과열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면 자본시장의 신임도를 다시한번 저하시킬지도 모른다.
지난달 27일부터 불붙기 시작한 증시는 1일까지 닷새동안 1억4천7백62만주 거래에 약정대금은 1천37억원에 이르러 기록적인 거래양상을 보여주었다.
이로인해 금년 1월7일 122ㆍ까지 떨어졌던 종합주가지수(75년1월4일=100)가 5월1일 현재는 172ㆍ9로 연일 올라가고있다. 이처럼 증시에 열기를 몰고온 것은 한일은행의 민영화발표가 직접적인 원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시은민영화방침이 그토록 전반적인장세를 자극할 호재였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폭등하고있는 주식종목이 오랫동안 비인기주였던 시은주와 올들어 경기가 호전되고 있는 건설ㆍ무역ㆍ전자주등인 것을 보면 비정상적인 책동전만이 난무하고있는 것은 아니라는 느낌도 준다.
그러나 증시개장이래 최고거래기록을 세울만큼 경기회복속도가 빠르거나 기업의 경영사정이 호전되었다고 믿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증시의 폭발은 부동산 경기의 침체로 투기요인을 못찾은 대기성자금이나 수요침체로 갈곳을 잃은 사채시장의 돈이 몰려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매수세가 워낙 거세어 오름세가 꺾이지 앉고 있다는 사실은 건건한 투자선이 많지 않다는 것을 입증한다.
다분히 위험한 투기자금이 동원되고 있는 것이다.
그때그때의 경제현장을 반영하고 있는 증권시장은 장기간 침체상태에 빠져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고있는 이때 증시가 차츰 활기를 띠는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돌연히 증시가 과도한 호황을 연출하고 있는 것은 자칫하면 선의의 투자자에게 피해만 보이고 다시 하강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증시는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감을 바탕으로 서서히 활기를 찾아야 하는 것이며 그점에서 투자자는 뇌동매매를 삼가고 건실한 투자를 해야한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미렛돈일등 주요 선진국의 주식시장도 일제히 상승세를 시원하고 있다.
「뉴욕」「런던」 동경등 세계 3대시장의 활황은 주요 선진국의 증시가 바닥권을 벗어나고 있고 「레이건」행정부의 등장으로 경제재생에 자신을 불어넣어주는등 장기적인 재료들이 뒷받침하고 있다.
증시의 동향은 그만한 요건들이 잘 투영되어야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국내의 투기소지가 없어져 유휴자금이 증시로 몰려드는 현상은 내자동원의 극대화를 위해 바람하기는 하다.
이를 잘 유도해나가면 증시의 정상화에 가여할 중요한 고비가된다.
그럼에도 일시적인 과열을 염려하게 되는것은 소액투자자들이 거액의 책동전에 말려 불의의 손해를 볼 함정이 널려있는 까닭이다.
지금이야말로 기업의 재무구조, 수익성전망등을 분석하여 침착한 투자를할 시점이다.
증권당국 투기대금이 증시를 휩쓴다음 차익만 따먹고 빠져나가는 일이 없도록 주가동향을 감시해야 할 것이다.
증시의 육성은 좋은 기업의 좋은주식이 수급균형을 이루는데서 실현될수있다는 것을 당국이나 투자자가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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