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 개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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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경제협력의 다변화는 비단 경제적 동기에 의해서만 제기되는 요청은 아니다.
정치·외교 면에서도 중요한 뜻을 지닌다.
중남미로 민·관 경제사절단이 29일 떠난 것은 수출입시장의 개척, 자원개발의 필요성에서뿐만 아니라 가까운 우방권을 형성한다는 점에서도 기대되는 바가 크다.
중남미지역은 지리적으로도 멀고 또 경협통로도 좁았기 때문에 마치 신 시장을 개척하는 듯한 감마저 든다.
그러나 오늘날의 지구는 사실상 서로 너무 가깝게 접근하고 있으므로 중남미라고 해서 거리를 느끼진 않는다.
경제사절단이 중남미에 파견된 것은 우리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서도 절대로 필요한 만큼 상호이익을 늘리는 방향에서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
중남미는 아직까지 우리에겐 미지의 보고다.
중남미주요국과의 무역량도 각각 연간 1억달러 선에 그치고 있으며 풍부한 자연자원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합작투자나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 동안 그곳은 정정불안이 잇달았고 또 우리도 시장개척에 소홀했던 결과다.
항상 경협의 미·일편중이 논의되어왔으면서도 그것을 시정하는데는 구체적 노력이 뒤따르지 못했던 것이다.
중남미제국은「멕시코」의 원유를 비롯,「칠레」의 산림자원·동광산,「아르헨티나」의 농산물 등 자연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우리가 경협을 확대하고자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그 위에 80년의 중남미제국의 경제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경기후퇴·인플레이션·국제수지의 삼중고를 겪어 이에서 탈출하는 돌파구를 조속히 찾아야할 형편이다.
주요 국의 80년도 성장률을 보면「아르헨티나」는 79년의 8.5%에서 0%,「브라질」은 6.4%에서 7.5%,「칠레」는 8.5%에서 5.5%,「멕시코」는 8%에서 7.5%,「페루」는 3.8%에서 3.5%로 대체로 성장이 저하하고 있다.
1인당 GNP는 우리와 비슷한 수준이므로 경제발전단계도 개도국에서 중진국의 위치에 있는 나라가 많다.
이러한 경제구조에 비추어 우리와 중남미제국은 호혜평등의 원칙에 입각하여 상호보완적인 경제협력관계를 확대해나갈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
특히 우리로서는 자원의 개발수입, 원유도입, 어업 및 농업진출 등의 시장성을 타진할 수 있을 것이며 플랜트의 합작투자도 모색할 수 있다.
중남미는「스페인」언어권으로 상관습이나 생활의식이 우리가 기왕에 접촉했던 지역과는 크게 다를 것이므로 그들의 시각을 이해하는 자세가 먼저 있어야한다.
그리고 언제나 경제협력의 전제가 되는 것이지만 우리만의 이익추구에 앞서 그들의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가를 추출해내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우리의 대중남미상품수출이 작년에 약 5억 달러, 올해 목표는 6억7천만 달러로 전체의 3.3%밖에 안 된다하여 일방적인 수출공세에만 주력해서는 안 된다.
균형 있는 무역증대를 도모함으로써 자원개발협력도, 합작투자도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번 방문 길에 오른 경제사절단은 시장조사는 말할 것도 없고 긴밀한 경제외교를 다져야할 무거운 임무가 주어지고 있다.
중남미가 우리의 훌륭한 경협파트너로 부상하도록 하는 첫걸음이 좋은 열매를 맺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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