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악취 잡는 기술 개발 대기업 러브콜 사절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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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찬 ‘아트 오브 스파이스’ 대표는 강황을 원료로 반려동물의 대소변 냄새를 없애는 제품을 개발했다. 사진=채원상 기자

청년실업자 100만 명. 청년실업은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열정과 창의성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청년들이 있다. 우리 동네 청년 최고경영자(CEO)를 찾아 소개하는 시리즈의 세 번째 순서는 ‘반려동물 대소변 소취제’를 개발해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아트 오브 스파이스’ 이종찬(25) 대표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국내 인구가 10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집에서 키우는 개를 ‘애완견’이라 불렀지만 최근에는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반려동물’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과 연관된 시장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 시장 급성장

농업경제연구소는 2013년 2조원대 반려동물 시장이 2020년까지 6조원대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이 같은 사회 변화가 먼저 시작된 일본의 경우도 반려동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대한수의사회에 따르면 2009년 2900곳이던 동물병원이 3600곳으로 늘어났다. 단순한 의료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용품과 미용숍에 이어 전용 호텔, 유치원, 장례식장까지 생겨나고 있다.

캡슐형 반려동물 대소변 냄새 제거제.

아울러 애견번식가·애견미용사·반려동물변호사·반려동물관리사 같은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천안에 있는 한 20대 청년사업가가 반려동물 대소변 소취제를 개발해 시판에 들어가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아트 오브 스파이스’는 개나 고양이 대소변은 물론 눈물이나 입 냄새를 억제하는 효과가 탁월할 뿐만 아니라 면역 증강, 설사 같은 유해성분 제거에도 뛰어난 효과가 있으며, 천연물질 소재로 만들어 부작용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트 오브 스파이스’는 강황(커큐민) 추출물을 원재료로 만든 제품으로, 사람의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건강식품 개발을 목표로 연구가 시작됐다.

이종찬 대표는 “강황이 몸에 좋은 것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하지만 강황은 기름기가 많아 체내 흡수력이 떨어진다. 매일 먹지 않으면 크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아버지와 함께 물에 녹는 강황을 개발하기 위해 오랜 기간 노력한 끝에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물에 녹는 강황을 이용해 다양한 실험을 해봤지만 구체적으로 어디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던 중 한국생명공학연구원(정부 출원 연구기관) 이우송(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박사팀을 우연히 만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그가 이 박사팀을 만나 오랜 기간 자문을 구한 끝에 ‘나노커큐민의 효능을 향상시켜 주는 아민 저감제의 포뮬레이션 기술’을 이전받을 수 있었다. 개나 고양이를 대상으로 음용수 투여 실험을 한 결과 오줌과 변 냄새가 확연하게 줄어든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반려동물 소취제 ‘아트 오브 스파이스’가 탄생하게 됐고, 이를 제품화해 시판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이 박사는 "반려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키우는 사람이나 개·고양이의 건강을 전제로 한다. ‘아트 오브 스파이스’는 악취로 인한 스트레스 뿐 이니라 건강까지 책임지는 제품이어서 시장의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가격도 저렴해 반응 좋아

이 대표는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모든 허가절차를 마무리하고 1억원의 생산물배상책임보험까지 가입해 본격적인 시판에 나서고 있다. 정부 출원 연구기관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으로부터 이전을 받은 반려동물 악취제거제가 나왔다는 소문이 알려지면서 ‘아트 오브 스파이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굴지의 반려동물 사료업체에서 판매권 독점을 요청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전국의 동물병원, 애견센터, 애견 카페 같은 곳에서도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손가락 두 마디 크기의 용기에 든 액체를 하루 1개씩 반려동물에게 (물이나 사료에 섞어) 먹이면 대소변 냄새 없이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고, 가격도 싼 편이어서 시장 반응도 좋은 편이다. 이미 국내 위탁판매점 5곳과 계약했고, 중국·캐나다·일본 등에 수출하기 위해 바이어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제품 가격은 용기 30개 들이 한 상자에 4만원이다. 문의 070-4411-8844

장찬우 기자 gloc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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